무리한 영토확장이 유동성 '발목' ②동아건설 등 계열사 손실 눈덩이...한컴 등 매각 수순
이 기사는 2009년 03월 04일 12: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며 잘나가던 프라임그룹이 최근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던 개발 사업 침체와 계열사 부실 때문이다.
금융시장 경색 여파로 개발 사업이 중단되고 계열사 손실이 누적돼 곳간에 쌓아둔 현금을 대부분 소진시켰다. 또 계열사간 이뤄진 과도한 지급보증은 우발채무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속 성장의 발판이 된 M&A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동아건설 인수는 패착?.. 동반부실 조짐
프라임그룹의 현금흐름이 꼬이기 시작한 건 동아건설 인수를 한창 준비하던 2007년 부터다.
한류우드, 무안기업도시 등의 대형 개발사업과 프라임방송(2006년3월), 서울차이나타운(2006년12월) 등 잇단 계열사 인수는 대규모 자금 소요를 불렀다. 신도림테크노마트 분양을 끝으로 마땅한 현금 창출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무리한 영역확장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단기차입금이 2006년 9월 635억원에서 2007년 9월 2255억원으로, 유동성 장기부채가 186억원에서 3650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프라임그룹 전체 계열사 부채비율이 2007년 9월말 828%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1505억원이 쌓이면서 현금흐름이 크게 둔화됐다.
2007년 말 동아건설 인수는 상황을 나쁘게 만들었다. 당시 인수자금 6780억원 가운데 프라임그룹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금액은 고작 780억원. 그후 3년이 지났지만 6000억원의 인수자금은 지금도 프라임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아건설 인수 때 농협, 한국증권금융 등 재무적투자자(FI) 5곳이 100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5000억원은 동아건설 명의로 발행된 사모사채(3000억원) 및 브릿지론(2000억원)을 통해 마련했다.
이 가운데 동아건설이 발행한 무보증회사채 3000억원은 프라임그룹이 금융회사로부터 단기차입을 일으켜 인수했다. 프라임그룹은 이후 동아건설이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3000억원으로 이를 간신히 상환했다.
장기차입금 2000억원은 프라임그룹이 5년 만기로 2013년까지 상환예정이다. 농협과 우리은행 등 7개 금융기관이 대주단을 구성했으며 금리는 CD+3%수준이다. 지난해 프라임그룹은 이자비용만 170억~180억원 가량을 부담했다.
차입인수에 따른 부담을 동아건설 수주 실적을 통해 만회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 동아건설 역시 프라임에 피인수된 후 실적이 악화됐다. 동아건설은 2008년 9월 현재 매출액 1212억원, 영업손실 1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기보고서(2008년 9월30일 현재)에 따르면 프라임그룹에 편입된 지난해 3월 이후 동아건설의 수주실적은 토목 2건(362억원), 건축 3건(1497억원), 기타 4건(183억원) 등 9건, 총 2043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이 급증하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올들어 -148억원(2008년 9월)으로 악화됐다.
또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3000억원의 자금이 모두 회사채 상환을 위해 프라임그룹으로 흘러들어가는 등 기업 재무활동이 영업보다는 피인수 후 후속 조치에 소모됐다.
차이나타운 등 그룹 발주 분 외상공사 수주는 매출채권 증가를 불러와 재무건전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로선 프라임그룹이 마땅히 기댈 곳도 없는 상태다. 프라임방송,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등 과거에 인수한 회사 태반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 개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류우드㈜도 131억원의 당기순손실(2008년 9월말 현재)을 기록했다. 그나마 수익을 내고 있는 한글과컴퓨터(한컴) 및 프라임저축은행 등을 M&A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계열사간 지급보증 과다..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계열사간의 과도한 지급보증과 자산 담보제공은 잠재적인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프라임개발은 본사 사옥과 증권을 담보로 797억원을 계열사에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그룹 계열사간에 금융권에 제공한 담보가액은 무려 5907억원에 달한다.
한류우드 등의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 규모도 모두 3224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계열사간에 이뤄진 지급보증 규모를 모두 더하면 우발채무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열사 부실과 개발 사업 중단이라는 이중고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장기화 할 경우 우발채무가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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