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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고통 PF시장 기형화..은행권 문턱 넘기 힘들어

박영의 기자공개 2009-06-11 09:20:38

이 기사는 2009년 06월 11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최근 잇따라 금융권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성사시키며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 용산역 전면2구역과 한남더힐 사업장에 각각 700억원과 6000억원의 사업비를 조달했다. 최근에는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에 대한 PF 대주단 구성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연말 이후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간 PF시장에서 대우건설만은 자금 조달에 연이어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대우건설이 PF 성사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어깨를 견주고 있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달리 높은 조달 금리를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량진 사업의 경우 1년간 1200억원을 차입하는데 대해 연 12%(수수료 2% 포함)의 고금리 금융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같은 신용등급으로 분류되는 SK건설이 수원시 정자동 SK케미칼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9%대 금리로 5500억원을 조달한 것과 대조된다.

이 같은 금리차는 차입 금융기관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K케미칼 사업의 대주단은 산업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등 1금융권으로 꾸려진 반면 노량진 사업장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 까지 시중은행이 아닌 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시중은행들이 대우건설 PF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량진사업 PF에 참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처음부터 은행권 대출은 어렵다고 판단해 2금융권으로 대주단을 구성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우건설이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2금융권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 PF 담당자들은 대우건설이 들고 오는 PF 사업장은 사업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검토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에 대한 리스크 때문이 아니라 대우건설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신용 리스크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PF가 재개됐다고는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보다 채권보전책에 대한 심사는 훨씬 까다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사업성 보다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을 질 수 있는 건설사 신용을 더 중점적으로 본다는 얘기다.

이런 면에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대우건설 PF가 달갑지 않다.

한 시중은행 PF 담당자는 "부동산 PF의 경우 위험 가중치가 높기 때문에 신용에 의문이 있을 경우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대주단 참여를 꺼리게 된다"며 "최근 은행권에서 검토하는 PF는 삼성물산이나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몇몇 대형 건설사들이 진행하는 건에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방침은 사업성을 심사하고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당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만하다. 소수의 대형건설사가 보증하는 안전한 사업에만 전주(錢主)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PF시장에서 다수 건설사들이 고통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 사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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