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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사상 최대 매출은 불황의 전주곡 올들어 영업 손실 '급증'...현금흐름도 '악화일로'

김동희 기자공개 2009-06-26 15:26:18

[편집자주]

해운업의 장기 호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막을 내렸다. 세계 교역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국내외 해운사들은 실적악화와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경쟁적인 투자로 공급은 이미 상당한 과잉상태다. 국내 해운업계 역시 위기에 처했다. 부실 해운사 구조조정이 추진중으로 막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량회사들도 '살아남기' 모드에 돌입했다.

이 기사는 2009년 06월 26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9조3558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거양해운을 흡수합병한데다 국제유가 상승이 운송단가를 올리는 호재로 작용, 매출은 무려 35% 늘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2007년 3.4%이던 영업이익률은 3.6%로 상승했다.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전세계가 경제침체에 빠지자 가장 먼저 해운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진해운 역시 올들어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고 호황기 끝물에 늘린 투자(용선+선박발주)는 골칫거리가 됐다.

고정비 부담 영향 매출원가 '상승'···1Q현금흐름 -1902억원

한진해운은 올 1분기 249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78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줄었고 매출원가는 1조9293억원으로 매출액보다 더 컸다.

매출원가가 늘어난 것은 배를 빌린 비용을 지급해야하는 용선료는 그대로인 반면 일이 없어 놀리는 선박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의 올 1분기 장기용선계약 금액은 지난해 1분기와 같은 37억3145만달러다. 환율 상승으로 원화환산 금액은 3조7004억원에서 5조1685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컨테이너선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75%에서 올 1분기 60.81%로 줄었고 벌크화물은 104.9%에서 93%로 감소했다.

사업은 적자구조에 빠졌다. 투자를 늘렸는데 매출은 줄고 비용은 더욱 커졌다. 올해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

신평사 관계자는 "매출대비 용선료 비중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며 "현재 해운사는 경기침체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현금흐름도 꼬이기 시작했다. 한진해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말 5251억원의 흑자에서 올 1분기 190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투자활동으로 들어간 순현금이 2498억원, 한진해운은 부족액을 차입금 등으로 3136억원을 조달해 채웠다. 보유 현금은 1265억원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4468억원을 기록, 2006년말 이후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컨테이너선 수송량·운임 '하락'···향후 실적 전망 '불투명'

문제는 갑자기 찾아온 불황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정민규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2분기 영업 손실이 2351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흑자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컨테이너 수송량이 감소한 데다 평균운임도 하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컨테이너선은 한진해운 매출의 77% 가량을 차지한다. 대신증권은 올 2분기 컨테이너 수송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가 줄었고, 운임은 약 36%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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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의 운임이 상승한 영향도 제한적이다. 최근 벌크선 운임 지수인 BDI가 반등하면서 해운사의 실적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한진해운의 경우, 매출비중이 30%이하로 낮기 때문이다.

고정비도 현재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한진해운의 빠른 실적 개선을 어렵게 한다. 용선계약이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이뤄져 있어 원가를 줄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운임상승과 수송량이 증가하기까지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경기에 민감한 컨테이너선의 매출비중이 높아 다른 해운사보다 실적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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