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CP·채권 잔액 1년새 3분의1 풍부한 현금으로 자금 경색 '버퍼'…"장기 침체에 대비"
이 기사는 2009년 08월 07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카드가 회사채·기업어음 등 시장성 조달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CP 잔액은 1년 전의 1/3 수준으로 감소했고, 채권 발행은 4개월째 중단됐다.
특히 3조원에 육박하는 현금보유력과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단기차입금 축소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재무안정성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업계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CP 1조 클럽 '옛말' 채권 발행 4개월째 전무
삼성카드 차입구조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어음 잔액의 현격한 감소다.
7일 현재 삼성카드의 CP 잔액은 5249억원. 지난해 7월말 1조4342억원 달했던 CP 규모는 일년 사이 63.4%(9093억원)나 줄어들었다.
중장기 할인어음(옵션CP)까지 내놓으며 CP 발행에 적극적이던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삼성카드는 CP 1조 클럽에 가입된 10여 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기업어음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큰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1월말 1조2047억원이었던 CP 규모는 2월 한달간 2339억원 줄어들며 처음으로 1조원 아래(9708억원)로 떨어졌다. 3월말 8725억원, 4월말 6970억원, 5월말 6403억원, 6월말 6349억원으로 감소해 현재 5000억원선에 머물러 있다.
삼성카드 CP의 급격한 감소는 단기차입금을 크게 줄이며 재무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1분기말 2조1380억원(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에 달하던 단기차입금은 1년만에 1조6175억원으로 감소했다. 총 부채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2.37%에서 15.96%로 낮아졌다.
여전사의 경우 예금 기능이 없어 운용자금 대부분을 외부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CP를 비롯한 단기차입금 증가의 위험성은 일반 기업보다 훨씬 크게 비쳐진다.
삼성카드가 그동안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장기차입금 비중을 가능한 높게 가져가려 했던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회사채 발행량 역시 주춤하고 있다. 장·단기 할 것 없이 차입금 자체를 줄여 자산증가율을 억제하는 디레버리징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
올해 들어 여전업계 전체적으로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올해 차환 발행 정도의 채권 물량만 시장에 내놓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카드가 올해 발행한 채권은 4000억원 어치에 불과하다. 지난해 카드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3조295억원)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
현재 잔액은 작년 이맘때(8월7일) 발행량 1조4795억원의 37.4%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4월 이전 발행물들이어서 최근 4개월 동안 기업어음 차환 외에는 사실상 시장성 조달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금성 자산 3조원 육박, 디레버리징 '원동력'
삼성카드의 과감한 디레버리징은 풍부한 자본과 보유 현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의 현금·현금성자산(예치금 포함)은 3월말 현재 2조3634억원에 달한다. 신한카드(1조3063억원), 현대카드(4752억원) 등 대형 경쟁사들과도 비교 자체가 무색한 수준.
특히 단기 회수가 가능한 콜론(대출채권) 6000억원까지 합하면 3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1조원 규모의 한도대출 약정까지 감안하면 웬만한 자금시장 경색에도 충분히 대응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본금 역시 3조7799억원으로 신한카드(3조7841억원)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올해들어 은행권과 함께 여전사 역시 자산증가율을 억제하며 차환 발행 정도만 시장에서 조달하는 디레버리징이 지속되고 있다"며 "삼성카드의 경우 자체적으로 위험관리시스템을 가동하며 실물경기의 장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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