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논란 업종 특수성 고려해야 vs. 확장전략 수정 필요
이 기사는 2009년 08월 14일 1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상반기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약정(MOU) 체결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4월 말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업종 특수성 등을 감안해 MOU 체결이 유보됐다. 중간평가 성격의 상반기 재무평가에서 다시금 `불합격` 판정을 받는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MOU 체결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금융감독 당국이 항공·해운업종 `영업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반영해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은 항공·해운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해 MOU 체결을 유보해줘야 한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MOU를 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 "MOU 실효성 없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각각 534.0%, 201.8%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고,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업종 특성상 단기차입금 대비 장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항공기나 선박 구입에 따른 대규모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7500만달러 규모의 외화공모사채와 3000억원 규모의 원화 공모채를 발행하는 등 단기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해놓은 상황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항공이나 해운업은 환경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차입금도 다른 업종과 달리 유휴자산이라기 보다는 운용쪽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외조항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나 한진해운은 업종 내 최상위 기업이고, MOU를 통해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MOU가 오히려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MOU를 통한 관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MOU를 맺는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며 "단순하게 부채비율만 보면 안 되고, MOU 보다는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 "항공기 도입계획 변경·S-Oil 지분 처분해야"
그렇지만 투자대금 회수기간이 길고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재무구조가 너무 취약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환율과 유가라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해도 영업력 악화라는 실질이 나빠졌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그 동안 너무 확장적인 전략을 펼쳤고 그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2006년 이후 계속해서 항공기를 도입해왔다(2006년 3대, 2007년 6대, 2008년 2대). 항공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2009∼2011년까지 총 24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할 계획이어서 현금흐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에는 본업과 무관하게 S-Oil 지분(8500억원)을 인수하는 투자활동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EBITDA는 2007년 1조3832억원에서 2008년 676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장기차입금에 준하는 연불매입채무와 운용리스료 등 장기차입금 가운데, 향후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금액이 2조5928억원으로 상반기 매출액(4조3389억원)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2분기 말 현재 대한항공의 유동자산은 2조3074억원에 불과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장기차입금이긴 하지만 상환부담이 꽤 크고, 현금흐름으로 부채를 해결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S-Oil 주식 등 불요불급한 자산을 처분해서 차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회사 연구원도 "대한항공은 본원적 영업현금흐름과 비교했을 때 차입금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안된다면, 항공기를 처분하거나 유동화하고 기타 불필요한 자산을 팔아 차입금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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