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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교보생명 추정 공모가 얼마? ②대주주 갈등·지분매각 이슈 등 IPO '빨간불'

문병선 기자공개 2009-09-28 13:47:45

이 기사는 2009년 09월 28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보사 첫 시장평가'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동양생명의 공모가격이 1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뒤이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기업공개(IPO) 추진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준거 가격을 갖게 됐다. 하지만 두 생보사의 경우 대주주들간 갈등 문제 및 경영권 이슈가 있어 상장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에 적용한 배수(멀티플)인 EV 1.37배를 적용하면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000원대, 20만원대의 공모가격이 도출된다. 생보사의 제한된 정보와 실적 부족으로 2007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한 가격이지만 생보사 연평균 성장률 10%를 가정해도 각각 9000원, 25만원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한생명 공모가 주당 1만원 가능할까

대한생명 시장가격이 주당 1만원을 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한화그룹과 2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예금보험공사의 대한생명 총출자액은 3조5500억원이다. 이중 한화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며 현재까지 1조820억원을 회수했다. 미회수잔액은 원금만 2조4680억원이다.

현재 예보가 보유중인 2억3430만주(33%)를 주당 1만원에 매각하면 2조3430억원으로 그나마 원금 회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주당 공모가격이 1만5000원은 되어야 부실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보로부터 주당 2000원대에서 지분을 매입한 한화그룹과 달리 예보 입장에서는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 올려 IPO에 나서야 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상장은 예보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다.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2배가 되어야 예보는 '면피'가 가능하다. 상장 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화와 예보측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내년 후반 상장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보생명, 지분매각 이슈 '발목'

교보생명의 경우 07년 회계연도 기준 동양생명과 동일한 EV 배수를 가정할 경우 주당 22만원대 가격이 추정된다. 올해까지 성장을 감안해도 25만원대. 교보생명은 '빅3' 생보사 중 가장 적은 자본을 갖고 있어 자본확대 필요성이 끊이없이 제기돼 왔고 IPO가 그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난해 자본확충에 나서서야 올해 6월 기준 자본총계가 3조1500억원이 됐다. 이는 대한생명과 비슷하지만 삼성생명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 지급여력금액을 꾸준히 높여야 하는 생보사 입장에서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자본여력 보충이 이뤄졌고 경영권 강화 등의 이슈에 따라 상장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영권이다. 신창재 회장(33.62%)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40.28%다. 그러나 대우인터내셔널(24%), 한국자산관리공사(9.93%), 한국수출입은행(5.85%) 등 정부에서 보유한 지분율은 39.78%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최대주주의 지위가 바뀔 수 있는 근소한 차이다. 이는 IPO가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게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IPO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창재 회장이 1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어야 안정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지분 10%(205만주)는 주당 25만원을 가정하면 5125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후속 상장 '빨간불'

시장의 공정평가를 거쳐 동양생명이 상장될 예정이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이 뒤이어 상장하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당장 국내 M&A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교보생명 주식 492만주(24%)를 들고 있다. 교보생명 1주당 25만원을 가정하면 1조2300억원에 달하는 지분이다. 시장에서 공정가치가 나와 매각가격도 한층 투명성을 갖게 됐지만 반대로 IPO 지연과 회수 어려움으로 투자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대한생명 상장으로 M&A실탄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나 예보가 이에 동의해 줄 지 의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1년쯤 시간이 더 지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중소형 생보사의 상장 가능성이 대형생보사보다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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