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9월 28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동양생명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격이 내재가치(EV)의 1.37배인 1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청약 결과가 나와야 시장의 반응을 알 수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 사상 처음으로 생보사의 가격이 공식적으로 평가됐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준이 될 수 있는 공정평가 잣대와 시장가격이 도출됨에 따라 타 생보사의 상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EV를 활용한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는 대우증권은 지난 주말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동양생명의 공모가격을 회사 측 희망가격 밴드 하한인 1만7000원으로 결정했다. 총 공모 규모는 3403억여원으로 오는 29~30일 이틀간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 1만7000원..어떻게 결정됐나?
이번 동양생명 공모가 산정은 내재가치(EV;Embedded Value)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했다. EV는 자산 가치와 그에 따른 계약가치를 더한 것이다.
일단 계약이 체결되면 장기간에 걸쳐 보험료가 유입되는 보험사의 특성상 보유한 순자산가치에 보험계약의 미래 가치를 현가로 할인한 값을 더한 것이다.
국내에서 EV 개념이 소개된 것은 삼성화재가 2002년 회계연도 실적을 바탕으로 발표한 것이 처음이다. 그 뒤 SK생명(현 미래에셋생명)의 인수에 적용됐고 대부분 생보사 증자에 이용되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동양생명의 EV는 1조2313억원이다. 동양생명은 희망공모가 산정 시 EV에 1.3배~1.6배의 배수를 적용했다. 동종 업계라고 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 중 대장주라 할 수 있는 삼성화재의 EV 배수 1.67배를 참고삼아 보수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동양생명의 EV에 1.3배의 배수를 적용 하면 시가총액은 1조6006억6900만원이 된다. 발행주식수 9677만1051주로 나누면 주당 가치는 1만6541원이다. 여기에 상장 프리미엄 등을 합쳐 공모가가 1만7000원으로 결정된 것이다.
◇일반 청약 주목...EV 평가 한계점도
EV만을 놓고 보면 공모가격이 보수적으로 결정된 듯 보이지만 EV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EV는 미래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가정이 필요하다. 시장금리·할인율·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가정은 물론 사망률·입원률·해지율·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 등 16가지 이상의 가정을 바탕으로 산출해야 하는 것.
이러한 가정 중 어느 하나라도 움직이면 EV는 매우 크게 변하게 된다. 따라서 EV를 분기별·회사별로 서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생보사의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되는 2011년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동양생명의 적정 주가는 1만7000~1만8000원 수준"이라며 "현 공모가에 대한 판단은 일단 공모 청약시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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