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대규모 차입금 만기 해법은? 유증·회사채 발행 등으로 현금 확보…부족분은 시장서 추가 조달할 듯
이 기사는 2009년 10월 07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제철이 CP·회사채 등 대규모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 충남 열연공장에 도입한 설비 대금도 순차적으로 결제해야 해 이래저래 현금수요가 만만치 않다.
동부제철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소요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수준. 이에 따라 추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연내 만기 CP·회사채 3490억 원
동부제철은 지난달 15일 열연공장 시설자금 결제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 1394억원을 마련했다. 이중 650억원은 28일 만기 도래한 기업어음(CP) 상환에 썼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시설대금 납부를 앞두고 일시적인 자금운용 불일치가 생기면서 단기 CP(33일물)를 발행했었다”며 “최근 유증을 통해 현금이 확보되면서 CP를 차환하지 않고 손쉽게 갚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속속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상환과 설비대금 결제가 쉽지 않은 숙제다. 현금사정이 넉넉지 않아 만기도래 회사채 대부분을 차환한다고 해도 추가로 채권 발행에 나서야 할 공산이 크다.
동부제철은 지난 2007년 충남 아산만 열연공장에 제철 설비 확충 목적으로 8640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이탈리아의 철강설비 공급사 다니엘리의 전기로 설비, 일본 미츠비시의 열연 설비 등 총 1453억원의 시설 대금 결제일이 지난 9월 25일부터 올 12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다가온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CP·회사채가 3490억원에 이른다. 이중 CP가 750억 원, 회사채는 2740억 원이다. 회사채의 경우 산업은행이 2440억원, 한화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100억원, 200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최근 현금 유동성측면에서 부담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그러나 올해 만기인 회사채 중 산업은행 보유물량은 형태만 회사채일 뿐 사실상 일반 대여금의 성격이라 대부분 만기가 갱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현금유동성 자체 창출 어려워...외부 조달 불가피할 듯
동부제철이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자체 창출해 차입금을 상환하기는 역부족이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 내기도 바쁘다. 매입채무를 크게 늘려 운전자본 부담을 줄인 덕에 순영업현금흐름(NCF)을 플러스(+) 상태로 만들어 내고 있지만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에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결국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고 설비자금을 결제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유상증자나 회사채 차환 발행 등 외부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잇따른 고금리 조달에 따른 신용도 악화나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지원 부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제철이 현금 확보에 나설 경우 CP 보다는 회사채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 점차적으로 CP를 줄여나가자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높은 회사채 발행금리로 인해 꾸준한 수요가 있는 편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현재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들어 영업흑자를 내는 등 재무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6월말 기준 순차입금이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제철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높은 금리로 지속적인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기업재무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제철이 유상증자든 회사채 발행이든 외부 조달에 나설 경우 그룹 계열사들은 직간접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은 동부증권(8.14%), 동부생명(11.62%), 동부월드(23.5%), 동부캐피탈(60%)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지주회사인 ㈜동부의 지분 42.86%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동부증권은 올해 6번에 걸친 동부제철의 회사채 발행중 1월을 제외한 6~9월의 다섯 차례에서 인수사로 참여했다. 인수액이 총 발행액의 3분의 1이 넘는 550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에도 김준기 그룹 회장 및 계열사들이 동부제철 주식 877만여주(556억여원)를 추가로 인수, 현금을 지원 했다. 유증총액의 39.8% 수준.
동부제철 관계자는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무난히 회사채발행과 유증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룹의 지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말 경기침체로 올 상반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3분기부터 흑자가 발생했다”며 “4분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 경우 상반기 영업적자가 상당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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