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환율 하락이 반가운 이유 실적증가로 자본금 '늘고' 부채비율 '하락'···투자기피도 '감소'
이 기사는 2009년 11월 23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은 대표적인 환율하락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차입금이 외화로 이뤄져 있어 환율이 떨어진 만큼 재무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항공유 등의 원가가 감소해 영업이익률도 높아진다. 여행객이나 항공 운송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난 3분기에도 대한항공은 이런 환율하락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지난 2분기까지 평균 1329원이던 달러/원 환율은 3분기에 1239원으로 90원 가량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당기순익은 올 들어 분기기준으로 최고치인 2640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비해 각각 1854억원과 2273억원씩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91%에서 82%로 낮아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환율하락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시장의 투자기피현상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그 동안 대한항공은 환율 상승과 경기침체의 이중고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운과 조선업 의존도가 높은 한진그룹의 재무위험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의 저평가는 심화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 11월 이후 대한항공을 분석한 17개 증권사 가운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평가한 증권사는 3곳이었다. 나머지 14곳은 매수를 추천했다.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평가한 증권사도 코멘트는 긍정적이었다.
국제 항공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환율하락도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내년 GDP상승 등을 감안할 때 국제여객 수요는 5%이상, 화물 수요는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 하락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0원 내리면 영업이익은 약 300억원, 세전이익은 약 68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수요 등 주변 환경 변화는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투자를 꺼리던 분위기는 분명 이전과 달라진 것이다.
여기에 자본금이 늘면서 채권시장의 불신도 잦아들고 있다. 대한항공의 자본금은 지난 2분기 2조6009억원에서 3분기 2조8819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익이 늘면서 자본계정의 미처리 결손금(약 2640억원)이 줄어든 데다 파생상품평가손익(약 171억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부채는 13조8888억원에서 13조4058억원으로 감소, 부채비율이 534%에서 465%로 줄었다.
이로 인해 채권투자자와 체결한 약정조항도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채권을 발행하면서 부채비율 700%이하로 유지한다는 약정을 체결했는데 올들어 부채비율이 폭증하면서 채권의 조기상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다행히 지난 3분기 환율하락으로 자본금이 늘면서 부채비율은 약정상한선을 크게 밑돌게 됐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다소 불안하던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그룹 전체의 과도한 차입금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지만 대한항공 자체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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