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 고마운 '자산재평가'.. 부채비율 53%p↓ 차입금 급증으로 악화된 재무구조, 재평가차액 덕에 가려져
이 기사는 2010년 02월 02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방이 지난해 크게 악화된 재무구조를 자산재평가 덕분에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영업실적 부진과 차입금 증가로 부채 규모가 급증했으나 4500억원이 넘는 재평가차액 덕에 부채비율을 50%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었다.
◇ 자산재평가 차액 4567억원.. 부채비율 53%p 낮춰
경방은 지난해 매출액 1773억원, 영업손실 96억원, 당기순이익 65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4.5% 늘었으나, 매출원가와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개장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초기비용(마케팅비, 홍보비 등) 때문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영실적은 부진했지만 자산 규모는 급증했다. 경방의 지난해 자산총계는 1조4529억원으로 2008년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부채비율은 92.1%를 기록해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모두가 자산재평가 덕분이다. 경방은 지난해 8월 보유토지 40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4567억원의 재평가차액을 얻었다. 2008년 기준 전체 자산규모의 절반이 넘는(58%) 거액이다.
경방은 이 중 일부 자산 매각분을 제외한 4397억원을 자본(기타포괄손익)과 부채(이연법인세부채) 계정에 각각 3430억원, 967억원으로 나눠 회계 처리했다.
자산재평가 차액을 제외할 경우 경방의 지난해 자산총계는 1조132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중 부채가 6000억원, 자본이 4131억원을 차지해 부채비율은 145.2%로 치솟는다.
◇ 전년대비 부채 2241억원, 자본 57억원 증가
결국 자산재평가가 부채비율을 53%포인트나 낮춰준 것으로, 경방의 지난해 실제 재무구조는 전년에 비해 크게 악화된 셈이다. 부채가 2241억원 늘었는데 비해 자본은 57억원 증가에 그쳤다.
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개발비용 마련을 위한 차입금 증가 때문이다. 경방은 타임스퀘어 개발을 위해 신한·국민·하나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3000억원을 차입했다. 이 중 2610억원을 지난해 차입했는데 이 금액 대부분이 부채 증가분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경방의 이자비용은 전년에 비해 65억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순이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결국 경방의 경우 타임스퀘어 개발로 인해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라는 겹악재를 맞았으나,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입어 이를 조용히 가리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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