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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대출 대신 채권…국공채·회사채 매입 열풍 대출 감소→회사채 투자 이동..외화대출 비중 급감

황은재 기자공개 2010-04-28 10:10:42

이 기사는 2010년 04월 28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은 국공채(국고채, 국민주택채권 등) 매입에 열을 올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특히 두드러졌다.

시중은행의 국공채 평가잔액은 1년 새 12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에 따라서는 국공채 평가 잔액이 두배 이상 늘어난 곳도 있었다. 다소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중은행들은 또 기업대출 대신 회사채 매입을 선택했다. 금융위기가 수습되면서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 축소 기대와 고금리 투자 매력 등이 부각된 점도 있었지만 대출에 비해 유동성과 시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만은 다른 은행들과 길을 달리 했다. 유가증권을 줄여가며 대출에 집중했다. 기업대출은 그대로 유지했고 가계대출만 3조2500억원 가량 늘렸다.

◇ 위기대응 전략① "국공채 중심 안전자산 확대"

2008년말 하나은행의 국공채 잔액은 4조원에 조금 못미친 3조9670억원. 1년 후인 지난해 말 8조900억원으로 늘었다. 신한은행도 1년새 4조6490억원어치를 더 사 국공채 보유 잔고를 10조원대로 끌어올렸다.

더벨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8개 은행(7개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의 지난해 국공채 보유 증가액은 12조4000억원에 달했다.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공채 평가잔액이 전년보다 늘었다. 국공채 평가잔액이 늘어난 6개 은행 중 국민은행을 빼면 증가폭이 모두 1조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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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국공채 운용 확대도 눈에 띈다. 1조6118억원어치 국공채를 매입해 2009년말 현재 3조476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공채 운용확대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금리하락 베팅과도 맞물려 있지만 유동성이 가장 좋은 국공채 매입을 통해 혹시 모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 강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은 씨티은행은 유동성과 자산 건전성 제고를 위해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했다"며 "한국씨티은행 뿐 아니라 전세계에 펼쳐져 있는 씨티은행이 동일한 전략 아래 움직였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국공채보다는 통화안정증권 등 금융채 중심으로 유가증권을 늘렸다. 국공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신용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차익을 얻기 위한 차원이 강했다.

전체적으로는 시중은행의 금융채 보유 규모가 감소했다. 금융채 평가액은 2008년말 79조9800억원에서 70조8696억원으로 감소했다. 통화안정증권과 은행채 순상환이 영향을 줬다. 국공채 확대는 위기 대응 전략의 일환이었지만 금융채 발행 감소에 따른 투자처 이동 효과도 있었다.

◇ 위기대응 전략② "대출 대신 회사채"

2009년 한해동안 무보증 사채 기준 29조4030억원이 순발행된 것을 감안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시중은행의 회사채(공사채 포함) 투자는 2조9045억원 가량 순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인 1조6359억원이 신한은행 것으로 원화 회사채다. 국민은행도 회사채 잔고가 6124억원 가량 늘어나 7조원대로 올라섰다.

은행의 회사채 투자 확대는 여신 축소와 연계돼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원화대출은 1조7993억원 증가했지만 가계대출이 2조4216억원 늘어난 영향일 뿐 기업 대출은 5938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여신은 정부 정책상 줄이기 어려웠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금융시장 여건과 기업 구조개선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경우 중기대출은 2조1880억원 가량 늘었지만 대기업 대출은 8256억원 가량 감소했다.

img1.gif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은행의 회사채 투자 증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대기업들은 증권사로 뛰어갔다. 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발행에 성공할 경우 회사의 신인도가 상승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손님을 잃은 은행들은 채권으로 대출이 줄어든 자리를 메웠다. 대신 대출의 한계인 '유동성'과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았다. 은행은 공기업이나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만 매입했다.

또 은행의 회사채 투자 확대는 자산 건전성 제고하고 자기자본비율(BIS) 개선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담보대출를 모기지유동화증권(MBS)으로 바꾸는 계약을 통해 대출을 채권으로 바꿨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 주택금융공사와 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MBS와 맞교환했고 우리은행 등도 동참했다.

외환은행만 회사채 평가규모가 1368억원 감소했는 데 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75565억원 증가했다. 대출이 늘었으니 회사채 투자를 늘리기 어려웠다.

◇ 위기대응 전략③ "외화대출 전면 축소"

외화대출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자산가치는 커녕,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발목을 잡았다. 위기 수습 과정에서 시중은행들은 외화대출 규모를 큰 폭으로 줄였다.

전체 자산 대비 5% 내외였던 외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3.69%로 급격히 축소됐다. 금액으로는 15조6330억원. 신한은행이 3조354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조700억원 가량 줄였다.

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2조원 이상 감소했고 외환은행도 1조1594억원을 줄여 자산 비중을 8.3%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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