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변액연금이 원금보장? 생보사들 위험한 게임 변액연금, 원금보장 조건 강화..운용부담에 재무구조 악화 우려도

임정수 기자공개 2010-06-21 07:01:40

이 기사는 2010년 06월 21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액연금 시장을 두고 생명보험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도록 설계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향후 자산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액연금은 보험적립금(사업비 등 제외)과 운용수익을 합한 총액을 기준으로 연금 개시 시점부터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연금 지급액은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운용수익이 마이너스(-)이면 연금 지급액도 보험료 원금을 하회하는 게 일반적인 구조다.

하지만, 보험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펀드 수익률에 상관없이 원금을 보장해 주는 상품들이 봇불처럼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펀드 수익률이 양호하면 적립금의 120%, 150%, 200% 등으로 원금보장액을 높여 갱신할 수 있는 상품들까지 나왔다. 한 번 갱신을 하고 나면 보장액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러한 상품 판매가 계속 증가할 경우 생보사의 운용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면 손실은 고스란히 생보사 차지가 된다. 향후, 변액연금 시장이 확대되면 보험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원금보장형 상품 '봇물'..스텝업 구조 유행

최근 생보사들이 원금보장형 변액연금 보험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가운데 스텝업(Step-up) 구조의 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스텝업이란 원금 보장형 변액연금 상품의 최저 보증액을 운용 수익률 또는 적립금 규모에 따라 올려 갱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일정한 조건에 도달하면 최저 보증액이 단계적으로 올라 스텝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알리안츠생명은 스텝업 구조를 적용한 '파원밸런스변액연금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한 달 단위로 수익률을 체크해 최저 원금 보증액을 올려 잡도록 설계됐다. 한 번 올라간 최저 보증 연금적립금은 수익률이 하락해도 줄어들지 않는다.

미래에셋이 출시한 상품인 '러브에이지위너스변액연금보험'도 스텝업 상품의 투자 성과에 따라 납입보험료의 100~200%를 최저 보증한다. 연금 개시 3년 전까지 수익 달성 여부를 매일 체크해 보장액을 갱신할 수 있도록 옵션을 부여했다.

변액연금 보험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납입한 금액에 일정 이자율을 더해 최저 보증액을 갱신하는 '롤업(Roll-up) 구조의 상품도 나왔다.

대한생명이 올해 1월에 출시한 '플러스업변액연급보험'은 10년 납입기간을 채우면 중도 해지시에도 납입 보험료 원금을 보장한다. 또, 10년이 지나면 3년마다 최저 보증액을 6%씩 상향 조정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변액연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18개 보험사 모두 최저연금적립금보증(GMAB)형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 중 스텝업 구조의 상품은 9개사에서 롤업 구조의 상품은 3개사에서 판매 중이다. 상품 수와 적립액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img3.gif

img1.gif

생보사들은 금융위기로 변액연금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을 다시 변액연금 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텝업 구조의 상품은 외국계 회사들이 한때 변액연금 영업을 확대하는 데 사용했다. 국내 보험사들도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에 출시됐다가 절판된 상품까지 포함하면 원금보장 변액보험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최근 보험사간 변액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계속해서 상품 구조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보험사, 운용손실 부담 확대..재무구조 악화 우려도

다양한 구조의 변액연금 상품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넓어졌지만 보험사의 운용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 리스크관리(RM)부 관계자는 "변액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품 구조가 진화하고 있다"면서 "펀드 가치가 빠르게 증가하면 최저 보증수준이 올라가 보험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용재 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생보사들은 보증 수준을 제한한다거나 보증 수준이 올라가면 주식형펀드 편입비율을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운용상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변액연금 시장이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보험사의 최저보증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실제 변액연금 보험에서 소비자에 유리한 옵션을 부여했다가 운용 안정성이 깨져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례도 있다.

ING생명은 주식시장 상황이 불안할 경우 해약 환급금 내에서 최대 50%까지 횟수에 제한없이 대출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을 국내에서 출시했다가, 보험 가입자들이 너무 많은 대출을 하면서 운용중인 펀드를 환매하는 등 운용의 안정성에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최저 보증옵션을 적용한 변액연금 보험의 적립액이 점차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사 보험담당 애널리스트는 "변액연금보험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에 의존한다"면서 "호황기에 최저 보증액이 상향 갱신된 뒤에 시장 상황이 나빠질 경우 보험사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생보사의 운용손실이 확대되면 거시적으로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