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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독특한 조달전략 이면에는 '냉가슴' 2전3기, 장기채 발행 '성공 불투명'…장기 CP 조달도 수급 '불안'

황철 기자공개 2010-07-01 16:04:32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통운이 장·단기 자금시장에서 특이한 조달 전략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그룹 리스크 등으로 장기채 발행이 여의치 않자 만기가 최대 2년6개월에 달하는 초장기 기업어음을 통해 적극적인 조달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미상환 채권 잔량은 모두 만기 2년 이하다. 기업어음 만기가 회사채보다 긴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두번의 실패 끝에 또다시 장기채 발행을 시도, 성사 여부는 물론 그간의 조달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채권 발행 이번엔 성공할까

대한통운은 오는 22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증권사를 통해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만기는 3년으로 5% 중반대에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6월 30일 현재 A0 등급 3년물 민평금리(5.13%)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한통운 평가 수익률(6.48%)보다는 100bp 가량 낮다.

민평·태핑 금리 차이만 볼 때 성사 여부는 이번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대한통운 역시 금리가 맞지 않을 경우 발행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들어 세 번째 장기채 조달 역시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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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계획이 성공하면 그룹·계열사 리스크에 따른 불신을 말끔히 씻으며 채권 조달을 재개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대한통운은 지난 1월과 6월 각각 1200억원, 700억원 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다 시장 불신, 금리차 등으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CP 만기가 무려 2.6년, 채권보다 길다

대한통운은 그 대신 기업어음 시장에서 적극적인 조달에 나서며 자금 수요를 메워 왔다. 특히 만기 1년6개월~2년6개월에 달하는 초장기 CP를 주요 자금 원천으로 삼으며 기업어음 시장에서 장기차입금을 마련하는 특이한 전략을 구사해 왔다.

1일 현재 대한통운의 기업어음 잔액은 1043억원. 모두 1년 이상 중장기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만기 1년을 넘는 장기 CP는 625억원으로 전체 60%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회사채 만기와 비슷한 2년 이상 초장기물도 36%(375억원)에 이르고 이중 125억원 어치는 무려 2년6개월에 달하는 만기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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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미상환 채권은 총 2000억원 어치로 지난해 1월~9월 사이 발행한 물량이다. 내달 23일 만기를 맞는 80-1회차의 경우 1년물로 발행됐고, 나머지(80-2회차, 84회차) 역시 2년에 불과하다.

대표적 단기자금으로 인식돼 온 기업어음 만기가 회사채보다 긴 이례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 여력 저하, 외부 조달 불가피

하지만 대한통운의 독특한 자금조달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장기CP의 경우 2금융권이 주된 수요처여서 시장변화에 따라 수급 여건이 급변한다.

기업어음 시장의 큰손인 은행 종금 계정에서는 사실상 장기CP 취급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수요 자체가 많지 않다.

최근 2금융권 부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인수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번 채권 발행 성사 여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통운은 민평 금리를 훨씬 밑도는 희망금리를 제시하며 여건이 맞지 않을 경우 발행 포기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조달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23일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가용현금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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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대한통운의 현금성자산은 1032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 1637억원을 밑돌고 있다. 영업·잉여현금흐름 역시 각각 -77억원, -280억원으로 부(-)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유동성 여력도 떨어진다.

시장에서 이번 채권 조달에 실패하더라도 단기 CP 발행 등으로 자금 수지를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금호그룹의 신인도가 나아지는 등 그나마 채권 발행 여건은 우호적으로 변했지만 아직 자기등급(A0) 수준의 신뢰를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용 현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금상환에 나선다 해도 추가적인 외부조달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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