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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끝내 상장 추진 '오너의 변심' 신창재 회장 특별추진팀 구성 지시..경영권 방어 및 자본 확충 목적

박준식 기자공개 2010-07-07 17:29:10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7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기존 입장을 깨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돌입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최근 IPO를 위한 특별 추진팀(TF)을 만들고 상장을 통한 경영권 보호와 자본 확충 및 추가 투자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TF는 투자사업본부가 중심이 돼 구성됐으며 이들은 상장에 따른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의 상장 추진은 아직까지 시작단계여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약 20년 전 한국투자증권(옛 동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옛 쌍용증권)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다만 오랫동안 고심한 끝에 거래가 추진되는 만큼 준비 기간을 넉넉히 가진다 해도 내년 상반기 내에는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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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회장은 최근까지도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신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장 상장할 필요성도 없고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아 자본시장 수요 공급 상 타이밍도 좋지 않다"며 "당분간 본업에 충실하고 상장은 충분한 준비를 거쳐 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업이 상장하는 이유는 구주 매출을 통해 주식을 유동화하든지, 아니면 신주를 발행해 자본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며 "교보생명은 현재로서는 이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완고했던 신 회장이 마음을 돌린 것은 경영권 지분 문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최근 교보생명 지분 24%를 가진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실상 포스코로 매각되면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계열사로 편입한 후 교보생명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실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사후 매각 계획을 입수한 몇몇 사모투자(PE) 펀드는 교보생명 지분 인수를 위해 사전조사를 벌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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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리즈널 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미국계 글로벌 펀드인 칼라일(Carlyle)은 이번 거래를 위해 컨소시엄을 맺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가 지분 매각에 나설 때를 대비해 미리 계리법인을 고용해 실사작업을 벌이는 등 이 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보생명에 대한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관심이 급증한 이유는 매각 가능 지분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신창재 회장의 지분(33.62%)은 특수 관계인(6.65%)을 포함해 40%를 웃돌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신 회장 측은 코세어캐피털(Corsair, 9.79%)과 핀벤처스(Finventures) 등 사모펀드 보유분이 우호 지분이라 경영권 지분이 60%대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국계 주주의 우호적인 스탠스는 주주 간 계약(Shareholder agreement)이 종료되는 2012년이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신창재 회장 입장에서는 어피니티 등이 대우인터내셔널 보유분 24%를 사들인 후 코세어 등과 연대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만약 외국계의 지분 연대가 실현되고 여기에 한국자산관리공사(9.9%)와 수출입은행(5.8)이 주권을 위임할 경우 지분율은 신 회장 측을 넘어선다.

신 회장은 자산관리공사가 수년 전부터 요구해 왔던 상장을 여러 이유를 들어 거절해 왔다. 자산관리공사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시작하기 전까지 교보생명 지분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IPO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동반 매각을 결정했었다.

신 회장이 마음을 바꾸면서 교보생명 소수 지분의 거래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 회장 측은 최근 포스코 정준양 회장에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신중히 고려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금융사가 아닌 이상 교보생명 지분을 팔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시기를 늦추거나 자신들에 우호적인 상대에 매각해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교보생명은 법적인 이유로 소수지분을 거둬들이는 게 불가능하다.

물론 포스코가 교보생명의 요청을 들어줄 의무는 없지만 적대적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올해부터 상장 준비를 시작하면 내년 중 여건이 좋은 때 IPO를 실행할 수 있다. 교보생명이 코세어나 대우인터내셔널 보유분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우선 매각하는 상장 구조를 설계하면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이 적대적인 외국계에 넘어가는 것보다는 IPO를 앞당겨 해당 지분을 분산시키는 게 나을 것이란 계산을 한 것 같다"며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상장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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