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용인 남사 2500억 대여금 회수 차질 대림산업 "시장 침체로 본PF 불가"...군공 "법정 소송 검토"
이 기사는 2010년 08월 04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군인공제회의 용인 남사지구 도시개발사업 대여금 회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PF에 신용보강을 약정키로 한 대림산업은 시장 침체를 이유로 지급보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행사에 초기 사업비 2500억원을 대여한 군인공제회는 자금 회수를 위해 대림산업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검토 중이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30일 남사지구 시행사 동우개발이 특수목적법인(SPC) 용인남사도시개발제일차로부터 차입한 2500억원을 전액 대위변제했다. SPC가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만기일이 도래하자 신용을 공여한 군인공제회가 약정을 이행한 것이다.
업계는 사업 초기단계에서 군인공제회가 브릿지론을 상환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이 ABCP는 군인공제회의 신용공여로 1년간 차환 발행될 예정이었다. 군인공제회는 연장조건으로 금융비용 및 개발이익 손실 보전과 ‘1년 뒤 본PF의 지급보증을 약정한다’는 확약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이 수용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ABCP 발행 계획이 무산됐다.
군인공제회는 대림산업이 2007년 군인공제회와 대림산업 그리고 시행사인 동우개발 등 3자간에 맺은 사업약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남사지구 도시개발사업 약정서에는 군인공제회가 실시계획인가 이전까지 초기 사업비를 대고 그 이후에는 대림산업이 본PF를 일으켜 사업비를 조달하도록 돼 있다. 남사지구는 지난해 10월 실시계획인가가 떨어졌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시공사의 본PF 신용보강 약정을 믿고 시행사에 수년간 자금을 대여했다”며 “대림산업 자체 신용으로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한데도 본PF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차입금을 대위 변제한 군인공제회는 법정 소송을 검토 중이다. 현재 다수의 법무법인을 상대로 법률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림산업에 시행사 대여원금 2500억원과 금융비용, 개발이익 손실분 등을 포함 3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측은 무조건 지급보증 약정을 이행하라는 군인공제회의 요구는 주변 시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처사라고 맞서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남사지구는 현재 분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주택시장 침체라는 외생변수를 무시하고 본PF의 신용보강과 개발이익금까지 보전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용인 지역 주택시장은 지난 수년간 잇따른 아파트 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2년부터 남사지구 인근 동탄2신도시에 11만1413가구가 쏟아질 예정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장침체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우발채무로 홍역을 치른 대림산업이 PF 대출 잔액 증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의 PF 대출 잔액은 2010년 3월말 현재 2조3072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비해 7000억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미분양 적체 등 PF 대손충당 리스크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실제로 지난 6월 실무자 선에서 군인공제회와 브릿지론 연장에 합의했다.
하지만 막판 우발채무 증가를 우려한 경영진의 반대로 일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가 법정소송으로 투자금을 되찾는다고 해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시공사와 투자자 모두 모두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사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일원에 576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토지매입률은 77.6%를 보이고 있다. 본PF 규모는 45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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