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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무차입 종료..레버리징 '시동' CP 첫 발행, 초단기물 증가…합병 후 신규사업 등 공격적 투자

황철 기자공개 2010-09-27 10:59:43

이 기사는 2010년 09월 27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린푸드가 수년간의 무차입 경영을 종료하고 레버리징(leveraging)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첫 기업어음(CP)을 발행한 이후 조달 성향은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만기는 점점 짧아져 초단기물 발행이 빈번해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시장성 조달은 물론 은행 등 간접금융시장에서도 전혀 자금을 끌어들이지 않았다. 캡티브 영업에 기반한 저수익 구조에서도 최고 수준의 유동성 지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 인수합병,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중·단기 자금수요가 증가했다. 앞으로 다양한 방법의 조달을 통해 차입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CP 발행은 본격적인 영업 레버리징에 앞서 시장과의 교감을 쌓기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 또한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조달 전략도 '영향'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19일 기업어음 시장에서 처음으로 50억원(61일물)을 조달했다. 이달 들어서는 규모를 더욱 늘려 15일 총 80억원을 마련했다. 만기는 9일로 상당히 짧게 잡았다.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간 매출액 2945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에 불과한 사세를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4일 만기도래분 80억원(9일물)을 전액 현금 상환했다. 하지만 첫 외부조달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집행한 데 이어 초단기물로 과감한 조달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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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모회사인 현대백화점의 차입 전략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초단기 CP를 주된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한무쇼핑 등 계열사 재무 전략 수립에도 깊이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그린푸드의 CP 발행은 첫 외부조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현대그린푸드는 자체 영업현금창출력만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하며 무차입 상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보수적 경영 기조를 접고 사업다각화를 모토로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7월 식자재유통업체 현대H&S와 단체급식전문기업 현대푸드시스템의 합병으로 재탄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양사 결합을 통해 외형·수익기반을 확대하고 종합식품전문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신규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부조달 필요성이 커졌고 첫 시발점으로 CP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자금운용 전략, CP조달 연관성

이번 CP 발행은 현대그린푸드의 자금운용 전략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내부유보금의 대부분을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을 이용해 운용하고 있다.

당장 장기로 집행할 자금도 없고 유동화 가능 자산 역시 충분하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환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만기를 길게 끌고 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저금리 CP는 크레딧 시장의 분위기를 살피는 데도 제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그룹 내 경쟁력을 갖춘 종합식품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피하다"며 "차입경영이 처음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레버리지 영업에 앞서 소규모 초단기물로 시장의 맛을 보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유통그룹 특성상 현대백화점 자체의 초단기 CP 활용도가 높아 첫 조달 역시 모회사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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