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문제 해결 '어떻게' 상장 전 아들에게 지분 증여...증여세 최대 2600억
이 기사는 2010년 10월 13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이 기업공개(IPO) 후 거액의 증여세를 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장 전 이뤄진 지분 증여 때문이다.
회사측은 증여세 기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골프존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상장 시기를 전략적으로 조절한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골프존은 현재 창업주인 김영찬 대표와 창업주의 아들 김원일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김원일 대표는 2002년 이사로 골프존에 합류해 올해 초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의 지분율은 51.71%로 아버지 김영찬 대표(20.91%)보다 높다. 상장 전 주식의 증여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주식의 증여가 이뤄졌을 경우 해당 기업은 이후 5년 간 상장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은 증여받은 비상장주식이 취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상장되는 경우 그 차액도 증여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원일 대표가 아버지 김영찬 대표로부터 2005년 이후 주식을 증여받았다면 올해까지는 상장할 때 상당한 금액의 세금을 물어야 하는 셈이다.
김 대표가 보유 중인 골프존 주식의 수는 523만여주. 이를 액면가에 취득했다면 취득가액은 26억여원이다. 골프존이 상장한다면 이 주식의 가치는 주당 10만원(공모희망가 밴드 8만9300원~10만400원) 기준 5238억원으로 뛴다.
증여가액이 30억원이 넘는 경우 적용되는 세율은 50%다. 상장 후 추가로 납부해야 할 증여세가 2606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여세 누진공제액 4억6000만원을 제하고 자진신고 감면(10%)을 적용해도 2341억원이다. 보유 주식 가치의 45%가 세금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물론 상증법은 회사의 발전으로 인한 주식 가치의 상승분을 고려해 세금을 계산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납부해야할 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해 개인이 부담하긴 힘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김영찬 대표의 주식 증여가 2005년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원일 대표가 3년간 이사로 활동한 후 다시 한 번 이사로 중임된 시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골프존이 상장 준비를 1년 전 완료하고도 일부러 일정을 지연시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 2008년 말부터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IPO를 준비해왔다. 주식 분산 요건을 갖추기 위한 무상증자와 액면분할(50대 1) 등 상장 정지 작업이 지난해 1년 동안 착착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스틱샤리아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IPO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골프존은 올해 초 본격적인 공모 과정에 들어가지 않았다. 여름을 넘겨 지난달 말에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때문에 골프존의 증시 입성은 일러야 12월 말, 늦으면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증여세 5년 룰 때문에 IPO 일정이 지연되는 기업이 일부 있다"며 "골프존도 비슷한 경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절세 목적으로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왈가왈부하기는 힘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중국·싱가포르) 진출 등 신규 사업 준비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으로 올해 하반기에야 본격적인 상장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며 "세금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골프존은 지난해 매출액 1330억원, 영업이익 521억원, 당기순이익 536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공모 규모는 1545억~1736억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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