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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품귀, 금리하락 '나비효과' 올들어 발행잔액 30조원 감소...은행채 수요 비우량물로 이어질 가능성

한희연 기자공개 2010-10-18 07:03:05

이 기사는 2010년 10월 18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채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예대율 규제 여파로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동안 급감한 후 두달간 반짝 증가하더니 7월 이후 다시 4개월째 순상환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과 9월에는 각 6조원 이상 잔액이 줄 정도로 감소세가 예사롭지 않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고정 레파토리인 은행채가 구하기 어려워지자, 전체 채권시장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연기금 자산운용 은행 할 것 없이 기관투자가들이 은행채를 대신할 만한 상품을 찾아나서면서 공사채와 우량 회사채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 은행채 발행 잔액, 올들어 30조원 가까이 감소

키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은행채 발행잔액은 15일 현재 189조54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말 213조원을 보이던 은행채 발행잔액이 10개월간 30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 8월과 9월에는 매달 6조원 이상씩 순상환되는 등 은행채 발행감소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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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이따금 순발행을 보이지만, 시중은행들은 거의 예외없이 매달 순상환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1월 31조5530억원이었던 발행잔액이 9월말에는 26조6710억원으로 줄었다. 10월만해도 1조3800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17일 현재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월 19조2100억원을 보이던 발행잔액이 9월말 17조85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9월말 발행잔액은 1월(19조4340억원)보다 1조5000억원 가량 감소한 18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9월말 산업은행의 발행잔액은 1월(4조7330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9조41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1월 34조2640억원을 보였지만 9월말 33조1880억원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예대율 규제가 은행채 감소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의 자발적인 순상환이라는 게 다르다.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최근 100% 수준, 또는 그 밑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펀드 환매자금 등이 예금으로 유입되면서 내부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엔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자 예금과 적금 금리를 기다렸다는 듯 인하해 수신 유치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은행채를 발행할 동기는 더욱 약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달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은행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 그러나 금통위 직후 발행된 은행채는 산업은행(700억원), 수출입은행(1000억원), 대구은행(1300억원), 기업은행(2조원), 수협중앙회(1700억원) 등 지방은행이나 특수은행 물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민·신한·우리 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직 발행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 유통시장, 은행채 사자 수요는 꾸준하지만...

은행채 발행규모 급감은 채권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동안 은행채의 주 수요처는 은행이나 증권사 RP북. 은행채를 사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히 있지만 발행물량이 이를 따라와주지 않자 은행채 금리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4%대를 보이던 AAA은행채 1년물의 경우 지난 14일에는 2.96%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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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 채권중개인은 "은행채 발행이 줄어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더욱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은행채 투자자들이 은행채 대안으로 주로 찾는 물건은 공사채나 AAA급 회사채"라고 설명했다.

공사채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용등급이 은행에 견줄 정도로 높다 보니 공사채 발행이 있을 때면 증권사들이 인수를 위해 불꽃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관이나 개인투자자 모두에게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물이 줄어들수록 금리는 더욱 떨어져 전반적인 크레딧물 채권 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은행채를 찾던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다른 크레딧물을 찾으면서 회사채 금리도 함께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은행채 순상환이 이어지고 국채 발행규모도 적은 상태에서 채권을 사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은행채에서 특수채, 회사채 등 비우량물로 금리하락 파급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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