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12월 17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적자금위원회(공자위)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민영화 작업에 관여 중인 한 관계자는 17일 "우리금융 입찰 자체를 중단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다만 일단 예비입찰이라도 받아볼 지 아니면 입찰 전에 중단을 선언할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자위는 실제 17일 본회의를 열어 예비입찰 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해 공적자금위원회는 우리금융 과점주주 컨소시엄이 예비입찰 포기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 14일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마라톤 간담회를 가졌다.
공자위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 중단을 고심하기 시작한 이유는 인수능력을 갖춘 적격 후보가 없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마감한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 결과 이미 입찰 성사가 어렵다는 판단이 사실상 내려졌다는게 딜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리금융지주(경남·광주은행 제외) 입찰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총 11곳. 우리사주조합 등 우리금융 과점주주 컨소시엄 3곳과 보고인베스트먼트, 어피니티 등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5곳, 맥쿼리 등 외국 금융회사 3곳이다.
우리금융 과점주주 컨소시엄의 경우, 매각측은 블록세일 방식을 통해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처음부터 매각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측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은 처음부터 유력 인수후보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자금 성격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PEF와 외국 금융회사들도 현행 국내 법하에서는 우리금융 지분을 9% 이상 살수 없어 처음부터 경영권 인수후보가 되지 못했다.
국내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외국 PEF는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되고, 외국 금융회사는 국내 금융회사의 예와 동일하다. 즉 은행이 은행지주회사 지분 인수를 못하고 금융지주사가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95% 지분을 사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볼만한 곳이 국내 PEF들. 하지만 금융지주 인수가 가능한 PEF 출자자 구성의 제약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매각측은 판단하고 있다.
결국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곳이 11곳이나 되지만, 실제 인수가 가능한 데는 단 한곳도 없는 셈이다. 굳이 입찰을 진행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공자위는 우리금융지주 입찰 중단 여부와 별개로 경남 광주 등 지방은행 매각 입찰을 별도로 진행할 지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인수 능력을 갖춘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어 얼마든지 입찰 성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남 광주은행 분리 매각 이후 우리금융지주의 위상추락에 대한 우려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경남광주은행을 합쳐 보유자산 규모 1위의 금융그룹의 위상을 자랑하지만, 경남 광주은행을 떼내면 위상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특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되면 우리금융은 빅3에도 끼지 못해 향후 매각 가치 유지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공자위 내부 판단이다.
매각측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만이라도 분리 매각하면 일부나마 민영화 성과를 낸 것이고, 남은 우리금융도 몸집이 가벼워져 이후 민영화도 한결 용이해지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분리 매각 후 우리금융지주의 위상 추락으로 매각 가치가 줄어들 경우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부담스럽다는게 내부의 지배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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