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현대건설 인수 불투명에도 CP차환 왜? 만기 한달이하 800억 재조달…"유증 전 운영자금용" 확대해석 경계
이 기사는 2010년 12월 29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8일 만기도래한 기업어음(CP) 전량을 차환 발행했다.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 당한 상태에서 취해진 조치여서 관심을 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M&A 자금 용도로 설립 후 처음으로 CP를 발행한 바 있다.
같은 목적으로 CP를 발행한 현대상선의 경우 10일과 23일 총 3000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했다.
시장에서는 현금창출력은 나아지고 있지만 채권단 갈등 등으로 은행 차입이 쉽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과 상관 없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상증자 납입 전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조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채권단 갈등,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등 특수성 '주목'
현대엘리베이터는 28일 기업어음 시장에서 총 8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11월8일 발행분의 차환 용도다.
전량 한달 이하 초단기물로 기존 CP(50일물)에 비해 만기가 크게 줄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34일물 500억원, 20일물 200억원, 10일물로 1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자금팀 관계자는 "내년 2월1일로 예정된 유상증자(2909억원) 납입 때까지 단기적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재조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발행물 중 500억원 어치는 유증 납입 전날(1월31일)로 만기가 맞춰져 있다.
시장에서는 자체적 자금수요 외에 채권금융기관과의 갈등,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등 대내외적 특수성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당초 CP 조달 목적이 현대건설 인수 자금 용도에 맞춰져 있었던 터라 차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컸다.
현대그룹은 연초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둘러싸고 외환은행 등 채권단과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현대건설 우선협상자 박탈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은행권과의 사이가 더욱 나빠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은행권 조달 통로가 막히자 크레딧물 발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7월 역대 최대 규모인 1200억원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고 11월에도 1000억원 어치의 채권을 찍었다.
크레딧물 발행 적극적, 조달 수단 다변화 필요
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며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의 첨병 역할을 해 왔다. 2004년 이후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장 큰 이유 또한 현대상선 지분 확보 때문이었다.
수년간 현대상선 실적 악화에 따른 지분법 손실로 수익성 또한 크게 저하됐다. 올해 현대상선의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으로 관련 손익이 크게 개선됐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태다.
신평사 관계자는 "최근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어 현대건설 인수와 상관없이 운영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단 은행권 차입이 쉽지 않고 현대상선 관련 추가적인 자금소요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상증자 전까지 기업어음 차환을 통해 운영자금을 갖고 가는 것은 금융비용 절감과 조달 수단 다변화 차원에서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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