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로펌 순위 혼전..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 '김앤장·광장' 수성..."딜 수주 과열, 부작용 우려"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3일 0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의 먹거리가 풍성했다. 금융위기가 일단락되면서 기업들의 M&A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란 게 법률 자문업계의 분석이다. 인수·합병(M&A) 자문 건수는 2009년 126건(완료딜 기준)에서 2010년에는 254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
M&A 딜의 증가로 김앤장·광장 등 1~2위 법무법인은 확실한 수혜를 입은 반면 3~7위권 법무법인은 치열한 수임 경쟁을 벌여야 했다.
2010년 더벨 리그테이블 'M&A 법률자문'의 인수(acquisition) 부문에서 김앤장은 완료기준 63건 금액으로는 10조 2877억원의 딜을 자문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김앤장=강호무적' 공식을 입증했다. 발표 기준으로도 김앤장은 66건(1위)이나 됐다.
2010년 최대 규모의 딜인 대우인터내셔널, 한국석유공사의 다나페트롤리움 인수, GS의 GS리테일 매각를 완료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도 자문을 제공하는 등 김앤장은 올해 일어난 굵직굵직한 주요 딜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해외 기업의 국내 자회사 매각 등에서는 단연 김앤장이 독보적인 위치였다. 해외 기업(고객)의 김앤장 선호 인식이 반영됐다.
2위는 예상대로 광장. 완료기준 39건, 총 1조5884억원. 광장은 특히 4분기 딜이 많았다. 4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김앤장을 제친 1위였다. 김앤장이 외환은행과 현대건설 등 메가딜(Mega Deal)에 집중하는 사이 광장은 주로 미들딜(Middle deal)에 집중했다. 광장은 방송, 정보·통신(IT) 부문에 강점을 보였으며 CJ그룹 관련 딜이 눈에 띈다.
3와 6위간 순위 경쟁은 격차가 3건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이었다. 2010년 율촌이 3위권으로 약진한 반면 태평양·세종이 전년도에 비해 뒤쳐졌다.
순위표에서 확인되듯 이들 법무법인의 실적차는 상위와 하위간의 차가 1~2건에 불과했다. 최종 결과는 율촌, 태평양, 화우, 세종, KCL 순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 메가딜이 등장하면서 이들 법무법인이 자문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고 미들딜의 증가는 법무법인의 순위를 바꿔놨다.
KCL은 2010년에 처음으로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지만 자문건수만 보면 웬만한 대형 법무법인 못지 않은 실적을 자랑했다. KCL은 미래에셋나이스사모펀드의 로젠택배 인수, 사조대림의 남부햄 인수, 대우조선해양의 삼우프로펠라와 삼우중공업 인수 등 완료기준 18건, 발표기준 19건의 자문을 제공했다.
합병부문의 1위는 역시 김앤장이었다. 다음은 광장, 율촌, 세종, 태평양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합병 부문은 1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0년이 46건, 2009년은 40건이었다.
금융위기로 움츠렸던 M&A 시장이 활기를 보였지만 법률 자문시장에서는 경쟁 격화에 따른 '제살깎아먹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했다. 이른 바 '박리다매' 전략. 수천억~수조원에 달하는 메가딜에서 자문 수수료 할인 경쟁이 공식화됐고 누적 자문 수수료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캡(Cap)' 관행도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한 대형 법무법인의 파트너급 변호사는 "특수 인맥을 활용한 딜 수주가 공공연했다"며 "기업들이 법률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해지만 그간 인맥이 있고 수수료가 싼 곳을 골라 딜을 나눠준 게 수차례 있었다"고 지적했다. 먹거리는 풍성했지만 실상은 1년전보다 상대적으로 빈곤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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