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1월 12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에서 크로스 보더(cross-border) 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스 차일드와의 네트워크를 활용, M&A 자문 서비스를 강화해 여타 증권사와 차별화를 이루겠다."
삼성증권이 향후 M&A 부문에서 최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로스 차일드와 함께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자문을 도왔다. 지난 2008년 영국계 투자 은행인 로스 차일드와 제휴 한 이후 빅딜로는 첫 성과다.
지난 2009년부터 삼성증권의 I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성우 IB사업본부장(전무)은 "국내 시장에서 할 수 있는 M&A는 대부분 정리됐다"며 "로스 차일드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2010년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지난달 28일 인터뷰에 나선 그는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부족했던 부분은 부족한 대로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의식한 때문일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말속에 약간의 긴장감과 조급함이 엿보였다.
대형 IPO, M&A 딜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
-먼저 지난해 성과는.
▲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자문업무 수행, 다수의 해외기업 국내 IPO 딜을 수임하는 등 크로스 보더(cross-border) 딜 수행 역량을 높였다. 또 인더스트리 팀을 신설해 섹터별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룬 한해였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 전체 주관순위에서 지난 2009년 3위에서 2010년 6위로 하락했다. 특히 IPO는 대어급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주관을 놓치면서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채권자본시장(DCM) 주관에서도 전년도 7위에서 2010년 9위로 2계단 하락했다.
-아쉬운 점이 더 많을 것 같다.
▲ 리그 테이블 기준으로 볼 때 네임 밸류를 키울 수 있는 빅딜에서 부진했다. 수익도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1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빅딜에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관계 때문에 대표주관을 못하는 상황이었고, 대한생명은 시기가 삼성생명과 맞물려서 할수가 없었다. 삼성생명이 시장에 안 나왔으면 대한생명을 했을텐데, 동시에 나가는 바람에 인수단으로만 참여했다.
-M&A 쪽은 어떤가.
▲ M&A 쪽에서는 대우인터가 규모가 컸다. 사실 삼성은 매각 쪽과 인수 쪽 모두 추진 했는데, 다 잘 안됐다. 주 원인은 수수료 덤핑 때문이다. 매각측 경쟁자들이 수수료를 그렇게까지 심하게 내릴 줄은 몰랐는데, 전략적으로 그렇게 한 것 같다. M&A는 네 건 정도 했는데 60%가 해외 딜이었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자문을 로스차일드랑 협업한 게 대표적이다.
-노벨리스코리아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 여러 가지 이유로 승인이 안 났다. 승인 조건사항과 관련해 거래소의 요구를 대한전선과 노벨리스코리아가 풀어야 한다. 연말까지 엄청나게 노력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승인이 안 났다. 승인이 안 나면 상장을 못하니까 많은 아쉬움이 있다.
주관사를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하자, "주관사 교체는 그쪽(노벨리스코리아 및 대한전선)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IB, 전년 대비 20~30% 올리겠다
-내년도 실적은 어떻게 잡았나.
▲ IPO 시장은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대형생보사가 상장한 올해보다는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IPO시장의 활성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투자자의 한국물 선호가 이어지면서 CB, BW 등 주식연계증권 발행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보유 지분 매각수요가 늘어나 대규모 주식매각 딜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전망을 바탕으로 내년도 수익목표는 전년도 대비 20%~30% 늘려 잡을 계획이다.
-채권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 완만한 금리상승이 전망됨에 따라 채권 발행시장은 소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기업은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투자수요도 탄탄하기 때문에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자금 확보 수요가 여전할 전망이다. 해외채권 발행규모도 국내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해외기업 인수자금, 2011년 만기도래 등을 감안할 경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M&A 쪽은.
▲ 내년에도 공적자금 투입기업 및 채권단 보유기업 등 구조조정 관련 대형 M&A 딜은 꾸준할 전망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국내외 M&A 확대, 자원개발관련 크로스 보더 M&A, 금융권 구조개편 M&A 등이 시장의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포커싱하는 딜은?
▲ 대한통운, 대우조선 매각, 산업은행 IPO 등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나 미래에셋생명 등은 시장상황을 봐서 여건이 되면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 딜은 타 증권사 타깃과 90% 이상 오버랩된다. 그러나 해외 딜은 다르다. 삼성은 해외 딜에서 전략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삼성증권은 DCM 부문이 ECM이나 어드바이저리(M&A) 부문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익성이 좋은 ECM과 M&A 위주로 포커스를 맞춰 왔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DCM 부분의 발행 규모가 50조~70조원인데 수수료가 박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채권 쪽은 그간 수익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DCM 팀을 신설하는 등 인력을 투입해 채권시장으로의 주의를 환기했다. 박 전무는 "기업금융이라는게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는 것인데 한쪽만 커버하는 것은 밸런스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해외 채권 비중을 높여 균형을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딤섬 펀드 등 볼륨이 크고 수익성이 좋은 글로벌 본드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스 차일드 제휴, M&A 성과 본격화할 것
-삼성은 은행이 계열사로 없는 증권사다. 영업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인수합병에서는 지분 보유하고 있는 쪽이 매각 자문사로 들어간다. IPO도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하면 주거래은행과 관련된 증권사에게 주관사를 줄 수 밖에 없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회사가 어려울 때 자금을 빌려 준 대출관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그런 게 없다. 자문, 수수료, 서비스 위주로 하다보니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삼성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은행을 가진 증권사보다 나은 점이 있어야 한다. 해외 관련 비즈니스나 M&A 분야는 경험이 많아 자문 서비스를 잘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7년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사들일 때 자문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외 M&A부문에서 협력을 맺고 있는 로스차일드와 인연도 이 딜을 통해 시작됐다. 지난 2008년 로스 차일드와 제휴를 맺은 이후 성사된 건은 총 3건.
NHN의 일본기업 라이브도어 인수, 한국동서발전의 미국 발전소 인수,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등이다. 모두 지난해 성사된 딜로 로스 차일드와의 제휴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홍콩 법인의 활용 방안은.
▲ 홍콩법인에 소속된 IB인력을 통해 해외 딜 소싱 채널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홍콩 내에 중국시장 전담인력을 이미 채용했으며, 향후 동남아시장 전담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아시아 시장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IB사업부와는 인력파견을 통해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상호간 마케팅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중국 광산 업체인 시노 프로스퍼(SinoProsper), 전자부품 업체 웰링(welling) IPO등 1년간 9개의 딜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홍콩법인은 현재 추가로 6건의 IPO와 3건의 유상증자 딜 계약을 맺고 있다.
-홍콩 법인 실적은 어떤가.
▲ 주식 쪽 특히 IPO 딜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에만 해도 9건을 수행했다. 5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볼륨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IPO나 증자 딜에서 미드캡 규모를 많이 한다. 외국계는 대형회사 위주여서 5억 달러 미만의 미드캡 규모는 터치를 안한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 2011년 상반기에 1~2개, 하반기에 1~2개 정도 IPO가 있을 것 같다. 2차 상장도 마케팅 중이다. 중국 3~4개, 일본 3~4개, 미국 1~2개 정도다. 연말 결산 나오는 것 보고 선별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기업 원주상장, 2차 상장 등 해외 소싱 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장 확대라는 측면과 함께 수수료율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IPO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1~3%대 수수료율이 해외기업 상장 시에는 5~7%대로 올라간다.
박 본부장은 "M&A, 주식, 채권 등 분야에서 아시아 전체 시장 규모가 10조원"이라고 설명했다. 10조원 중에 1%를 수수료만 받아도 1000억원이라는 것. 그는 "특히 중국 쪽이 수수료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국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연말, 방영민 전무가 공동 본부장으로 오는 등 조직개편이 있었다.
▲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은 기존 대기업, 빅딜 중심에서 중견기업 및 채권 업무, ELB 등 기존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부분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한 것이다. 특히 ECM 사업부에 IPO팀과 ECM팀을 두고 각 팀별로 마케팅 기능을 추가했다. 중소형 기업도 전담을 조직화 해 역할을 부여할 예정이다. 방 전무는 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박 본부장만의 필살기가 필요한 시점인 듯 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딜에 주력하려는 듯 했다.
박 본부장은 "해외 쪽은 우리가 가진 능력에 비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좋은 인력을 뽑아서 삼성 브랜드를 통해 공략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2011년 새해부터 몽골, 일본, 미국 등으로의 출장길에 나설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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