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2월 16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멜파스, 이수앱지스, 모린스, 사파이어테크놀러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2010년 한 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대박 종목'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파트너스벤처캐피탈의 이동윤 이사가 투자한 종목들이다.
'2010 한국벤처투자(KVIC) 중진계정 우수심사역'에 선정된 파트너스벤처캐피탈의 이동윤 이사(42). 그를 만나 투자 철학을 물었다.
이동윤 이사는 지난 해 부단히 바쁜 나날을 보냈다. 수많은 업체들을 검토하고 또 검토했다. 옥석을 가려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기준을 갖고 있었기에 과감히 베팅했다. 결과는 높은 수익률로 나타났다.
"벤처투자는 사모(PE)투자에 속한다. PE는 사적인 거래고 사적인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레딧(Credit)이다. 믿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크레딧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동윤 이사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기업의 경영진을 본다고 했다.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이 기본이라는 얘기다. 능력있고 믿을 수 있는 CEO인지, 이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비로소 투자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두 번째 투자 포인트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다. 기업이 핵심기술을 갖고 있거나 진입장벽이 높을 경우에는 매출이 적어도 큰 점수를 준다. 세 번째는 리스크다. 리스크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 이사는 일정 수준의 리스크는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적인 공돌이(공대생) 출신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된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고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전공이 단순 무식해서 무모하게 여기저기 뛰어들고 이것저것 검토해보면서 느꼈다."
이동윤 이사의 전공은 조선해양공학이다. 그는 요즘 다시 신입사원으로 벤처캐피탈 회사에 지원한다면 떨어질 게 분명하다며 웃었다. 전공이 전자공학이나 생명공학이 아닌 탓에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 업종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분야가 없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됐다고 자평한다. 전문성(Speciality)이 없었기에 업종에 대한 거부감과 집착이 없었다. 다양한 업종에 문을 두드렸고 다방면의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기본부터 시작해 해당 업종의 특성을 파고들었다. 바이오, LED, 2차전지, 터치스크린, IT 등등. 덕분에 그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아닌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됐다.
"다양하게 많이 보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은 것이 지난 10년 간 얻은 자산이 아닐까 한다."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2001년 현대기술투자 심사역으로 벤처캐피탈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어느 덧 10년이 지났다. 끊임없는 의사결정과 그에 따르는 많은 책임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희열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여긴다.
"투자를 검토할 때 심사를 통해 해당 업체가 어떤 업체인지를 깨달을 때가 있다. 업체의 진실이라고 해야하나, 그 회사가 어떤 회사라는 진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큰 희열을 느낀다."
투자한 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볼 때도 보람을 얻는다. 이동윤 이사가 투자했던 이엠텍과 큐에스아이 등은 지난 2005년과 2006년 IPO에 성공해 꾸준히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올해의 업종은 무엇일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감이 잘 잡히질 않는다며 고개를 젓는다.
"올해는 작년처럼 눈에 확 들어오는 분야가 없다. 최근 스마트가 대세이다 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셜네트워크커머스(SNC),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쪽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도 꾸준히 볼 생각이다."
파트너스벤처캐피탈과 이동윤 이사는 올 상반기 내에 '파트너스4호벤처투자조합'의 투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이사는 해당 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다. 4호 조합은 지난해 한국벤처투자가 선정한 중진계정 우수펀드에도 선정됐다. 현재 60억 가량의 투자금이 남아있다.
M&A조합 1, 2호도 올해 안에 투자를 끝낼 예정이다. 지난 달 M&A조합 2호(300억원) 결성을 완료했다. 투자처도 거의 확보된 상태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에게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물었다.
"10년 뒤에 다른 걸 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좋은 분들 만날 수 있고 계속 배워나갈 수 있어 좋다. 10년 후에는 제 브랜드를 가지고 뭔가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LLC가 됐든 뭐가 됐든 이동윤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대표펀드매니저를 맡는 조합이라면 LP들이 믿고 출자해주는 그런 사람이 돼 있었으면 한다."
◇ 학력
1997. 2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경영공학과 석사
1994. 2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학사
◇ 경력
2005. 6 파트너스벤처캐피탈
2001. 4 현대기술투자
1997. 8 온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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