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자본금 확충해 재무리스크 보완 3000억 지급보증 체결...먹튀없이 2차펀딩 가능한 구조
이 기사는 2011년 02월 15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이유 중의 하나가 '재무력 취약'이다. 상대적으로 현금 조달력이 부족한 코스닥 기업들로만 주주구성이 이뤄진 탓에 재무적 리스크가 컸다. 이를 백업(back-up)할 안전장치도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KMI는 이후 재무력 보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영향으로 이번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주주구성 및 자금조달 능력이 한층 강화됐다. 현금동원력이 있는 업체들을 주주로 보강했고, 대규모 지급보증도 약속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KMI 주주사로 참여하기 위한 '룸(Room)'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KMI는 자금조달 능력이 의심된다"에서 "설립 및 1차증자까지는 펀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전망을 선회한 이유다.
◇ 설립자본금 810억 확충...재향군인회 3000억 보증
KMI는 지난해 4600억원으로 책정됐던 설립자본금을 541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설립자본금을 810억원 가량 늘려잡은 것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재무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초기 자본조달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측면도 있다.
현재 KMI의 주주는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 사업제휴사 그룹 △전략적제휴 협력사 그룹 △재무적투자자 그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KMI의 실질적 대주주라고 할수 있는 MVNO는 총 6개다. 스템싸이언스, 디브이에스, 자티전자, 씨모텍+제이콤, 컨소시엄 2곳 등이다. 이들 주주사는 1차 증자까지 각각 800억원을 출자한다. 총 자본금(8500억원)의 56.4%를 부담하는 셈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주요 주주구성은 지난해 탈락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KMI의 재무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MI의 재무능력은 상당 수준 보완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선 KMI는 상대적으로 재무력이 취약하거나 문제발생 소지가 있는 주주사 두곳(CNS자산관리, 모바일커머스)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컨소시엄 두개를 참여시켰다. 컨소시엄은 자금력 있는 코스닥 상장사와 지방총괄대리점들을 묶은 형태다.
KMI는 이번 사업자 신청에 대형 전략적제휴 협력사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기존 협력사인 삼성전자 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재향군인회를 주주사로 참여시켰다.
특히 재향군인회의 경우 KMI와 3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MVNO 6개사가 법인설립시 납입할 자본금 규모는 3140억원. 만약 이들 중 일부가 제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회사설립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MI의 전략적제휴 협력사와 재무적투자자는 원래 자본력이 풍부한 회사들이라 문제될 것이 없었다"며 "방통위가 의구심을 품은 것은 일부 MVNO의 자금조달 능력이었는데, 이번에 재향군인회가 대규모 지급보증을 체결하면서 이런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 '먹튀'가 불가능한 구조...안정적 토대 '2차 펀딩 가능'
시장에서는 그동안 KMI 주주사들이 제4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한 뒤 단기간 내 '먹튀'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KMI를 주가부양의 툴(Tool)로 사용한 뒤 시세차익을 거두는 게 목적이 아니냐는 극단적인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지난해 KMI 주주사 한곳의 대주주가 보유지분 일부를 장내매도, 차익을 실현하면서 극대화 됐다. 결국 이 회사는 이번 주주명단에서 제외됐다.
KMI는 앞으로 MVNO들이 단기간 시세차익을 거둔 뒤 주주구성에서 빠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다른 주주들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주들 간 체결된 계약서 상에 △다른 사업제휴사 당사자들과 동일한 지분 비율을 유지할 의무 △기준 지분 이상의 주식을 취득할 경우 초과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규약 등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KMI 관계자는 "법인이 설립되면 주주사들은 쉽게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KMI가 설립되고 6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MVNO들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 주주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KMI는 1차증자가 완료되고 8500억원의 자본금이 확보되면,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펀딩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해외기업 한곳과 지분 30%를 1조 2000억원에 넘기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더 이상 KMI가 회사 설립 및 1차증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미 주주구성이 마무리 된 상황이지만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일부 업체들이 KMI에 참여하기 위해 룸을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그는 "일부 MVNO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오너들의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납입자본금 마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KMI는 대규모 지급 보증이 있는데다 시장의 잠재적 참여기업 풀(pool)이 충분히 구성된 만큼 재무적 측면에서는 흠을 잡기 어렵다"며 "1차 펀딩까지는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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