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양사 AA-로 등급상향, 시장 생각은? 사업안정성+화학 부문 실적개선 '인정'···재무적으론 '부족'

조화진 기자공개 2011-03-14 07:11:59

이 기사는 2011년 03월 14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의 유효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지난 7일 한신정평가가 AA-로 한단계 상향조정한 데 이어 다른 신용평가사에서도 등급 상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효등급이 올라가면 삼양사의 기존 채권자들은 적지않은 자본이득을 선물로 받게 된다. 삼양사 회사채의 평가금리는 현재 유효등급인 A+등급의 평균과 큰 차이가 없다. 등급 상향조정으로 평가금리의 조정폭이 상당한 수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등급 상향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화학부문의 실적개선이 등급 상향의 근거로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무결점 기업에만 준다는 AA등급의 상징성으로 볼 때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적으로는 AA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재무적으로는 아직 멀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향후 재무 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삼양사는 의약 부문 투자와 해외 공장 신설 등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는 아직 투자계획에 따른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화학부문 성장, 등급 상향 근거로 충분"

박종현 한국투신운용 연구원은 "등급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회사채 발행이 활발한 기업이었다면 진즉 AA급으로 상향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양사가 안정적으로 화학사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사업의 성장과 함께 식품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체 화학부문과 화학계열사의 실적개선이 등급 상향의 으뜸 근거로 작용했다.

삼남석유화학은 2008년만해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0.2%였다. 하지만 2010년 3분기를 기준으로 10.4%까지 상승했다. 삼양화성도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순차입금이 지난해 처음으로 172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휴비스는 2000년 설립한 삼양사와 SK케미칼의 섬유부문 독립법인이다. 2010년 매출 1조3500억원, 영업이익 440억원 달성했다. 2012년 매출 1조5000억원, 경상이익 6%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금 같은 추세라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화학 계열사의 이익 증가는 삼양사의 자산가치 증가, 현금배당유입 규모 확대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img1.gif

화학사업이 계열사 간 연결이 돈독한 점도 장점이다. 삼양사는 삼양화성이 생산하는 수지(resin)의 약 50%를 매입해 판매대행 또는 가공 후 판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를 생산하고 있고, 삼남석유화학은 폴리에서터의 원재료인 PTA를 공급한다.

화학계열사들은 시너지를 위한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삼양화섬과 삼남석유화학이 일본 화학기업과 합작을 한 것은 기술적 제휴 때문이다. 삼남석유화학은 국내 기업 중 GS칼텍스와 같은 업계 상위권 기업과도 합작회사를 맺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동안 화학 부문 사업이 사양사업이다 보니 동종 업계와 기술 제휴는 물론 원자재 공동 구입, 리스크 분담 등을 위해 합작 회사로 나선 것이다"라고 말했다.

"등급 상향 이르다" 신평사 등급 인플레이션 관행 지적

최근 민간채권평가사의 평가금리로만 보면 삼양사의 등급상향은 시장의 예상 밖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등급(A+)에 비해 다소 낮기는 하지만 평가금리가 내포하고 있는 등급(IMR)은 A+로 현재 유효등급과 일치한다.

A+등급에는 현대오일뱅크 한화케미칼 CJ씨지브이 LS전선 등 삼양사보다 높게 평가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최소한 7bp 이상 자기등급보다 금리가 낮은 회사들이다.

증권사 채권영업 담당자는 "투자자들은 AA급 기업들에 기대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삼양사를 어떻게 인식할 지 아직 모르겠다"며 "만약 투자자들이 AA급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신용평가사의 등급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img1.gif

삼양사의 등급 상향이 이르다고 보는 요인은 △ 식품사업의 수익성 하락 위험 △ 신사업 진출 병행을 통한 출자 등 투자자금 소요 △ 지분투자 증가 등이 있다.

삼양사는 식품 사업 비중이 40.9%나 된다. 식품 사업은 안정적이지만 시장 확대 가능성이 낮다. 국제 원당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심하다.

한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는 "원가상승이 판매가격에 반영된다면 안정적인 수익성이 회복되겠지만, 정부의 규제 때문에 어렵다"고 언급했다. 정부에서 생필품 가격 상승 억제를 하고 있어서 원당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삼양사는 식품·화학사업 외에도 의약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7일 삼양사는 판교신도시로 R&D센터를 확대이전한다고 밝혔다. 이 공사 진행비는 1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의약사업 강화를 위한 M&A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양사는 지난 2004년부터 제약사 M&A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없다"며 "사업성장을 위해 연구시설 개발 투자는 물론 영업망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자금 소요가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양사는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양사는 지분 100%(1000만유로)를 투자해 삼양EP헝가리를 설립했다. 헝가리에 연간 1만톤 규모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을 짓고 올해 2분기 중에 상업 생산을 할 예정이다. 향후 200만유로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2만톤 이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도 있다.

또한 2009년 10월 설립된 삼양이노켐에 대한 지분투자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mg2.gif

차입금 부담이나 만기구조는 AA급에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차입금이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한데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AA급으로는 너무 높다는 것이다.

삼양사의 차입금은 금융위기 이전 1500억원 수준에서 현재 3000억원 수준으로 배증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차입금의 대부분인 2380억원이 올해 만기도래하는 유동성차입금이다.

◇ 삼양사, 또 다른 우량 발행사 되나?

발행시장 관계자들은 우량 기업의 등장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회사채 발행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삼양사는 지금까지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지 않았다. 현재 거래되는 회사채는 총 1000억원 규모다. 이 중 500억원은 오는 10월1일 만기가 도래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2012년에 만기가 돌아온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AA등급 발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때 삼양사가 AA- 등급이 된 것은 회사채 시장에 호재"라며 "투자자의 선택의 폭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회사측은 앞으로도 장기 회사채를 늘릴 계획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보유 현금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상환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실수요가 없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인수담당자는 "등급을 유지하고 발행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하게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img1.gif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