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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유진·한솔·웅진·애경, 주채무계열 제외될까 올해 신용공여액 기준선 1.4조~1.6조 전망..유진·애경 유력

문병선 기자공개 2011-03-16 10:44:01

이 기사는 2011년 03월 16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은행권과 재무구조개선약정 문제로 적잖은 잡음을 냈던 그룹들과 자산 매각으로 여신 줄이기에 성공한 그룹들이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될 지 관심이다.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되는 게 당장 호재는 아니어도 은행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가 되는데다가 일부 그룹은 신용도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업감독규정 제79조'에 따라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전체 신용공여액의 0.1%가 넘는 계열을 선정하고 4월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모두 41개 계열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평가를 받았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그룹은 현대, 유진, 한솔, 웅진, 애경그룹 등이다. 모두 지난해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기준선(1조3946억원)보다 조금 더 많아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신용공여액이 기준선을 밑돌면 주채무계열 선정에서 제외되고 주채권은행의 재무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올해 신용공여액 기준선은 1조4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이 지난해는 1394조6000억원이었고 올해는 조금 더 많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이 1400조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개별 그룹의 여신이 0.1%(1조4000억원)에 미달할 경우 주채무계열에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 유진, 한솔, 웅진, 애경그룹은 지난해 신용공여액이 각각 2조1746억원, 1조8947억원, 1조5024억원, 1조4896억원, 1조4804억원이었다. 이들 그룹은 많게는 5000억원에서 적게는 8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줄이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될 수 있다.

먼저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탄으로 수년 전부터 확보해 온 차입금을 현대건설 M&A가 무위로 끝나면서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이 자금이 5000억~1조원 가량으로 추산돼 왔다. 특히 지난해 주채권은행과 갈등을 빚으면서 은행 여신을 상당량 상환했다. 실적 개선도 한몫하며 금융권 차입 필요성이 줄었다.

다만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나 계열 전체 신용공여액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된다. 정확한 평가는 감사보고서가 확정되면 나올 전망이다.

유진그룹도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주력 계열사인 유진기업은 로젠과 하이마트 지분을 매각해 1000억원 이상 자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개선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8287억원으로 2009년말(2조3381억원) 대비 크게 줄어 유력 후보군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재무약정을 벗어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했다.

한솔그룹과 웅진그룹은 주채무계열에 선정됐더라도 재무구조가 우량한 그룹이어서 별다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빠지더라도 크게 바뀔 게 없다. 하지만 주채무계열에 선정되면 은행의 재무평가를 받게되는 불편함이 있어 선정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솔그룹의 경우 한솔건설이 법정관리로 계열사에서 분리된 만큼 계열 전체 부채가 줄어들었다. 한솔제지 회사채 발행액은 1000억원 이상 늘었으나 은행권 장단기 차입금은 소폭 줄어드는 추세다. 한솔건설 한 개 회사의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4000억원에 육박했던 만큼 한솔건설의 계열 분리로 계열 전체 신용공여액은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그룹은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은 약 800억원의 차입금만 상환하더라도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될 수 있다. AK면세점 지분(81%) 매각 대금(2800억원)이 지난해 유입됐고 제주항공의 Q400 항공기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왔다. 회사측 관계자는 "2009년보다 여신이 줄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주채무계열에서 벗어나면 크레딧(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력해 보이는 애경그룹이나 유진그룹은 주채무계열에서 벗어나더라도 주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는 게 아니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명시된 대로 재무구조개선약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은행권 관리는 계속해서 받는다. 약정을 맺을 당시 약속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제외 여부와 채권단의 관리(재무구조개선약정)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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