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3월 2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하루에 두 번이나 채권 입찰 일정을 번복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무리한 금리를 요구한다며 손사래를 치는가 하면 일부 증권사는 파격적인 인수조건을 제시하는 등 IB업계의 불협화음도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요조사(tapping)에서 예상을 넘는 투자의사가 확인되자 더 좋은 조건과 수량을 맞추기 위해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발행사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달에도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조사를 실시하다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신용등급 상향을 전제로 조달을 추진하다 기대가 무산되자 일방적으로 입찰을 취소한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한두 노치 높은 등급의 금리를 요구하며 증권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정해놓고 "내일하겠다, 아니 그냥 오늘 하겠다"
아시아나항공은 29일 오후 5시 올해 첫 회사채 발행을 위해 입찰을 실시한다. 만기 1년6개월과 2년6개월물로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조달하기로 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1년6개월물 11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조사를 실시해 왔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앞다퉈 인수 의사를 밝히자 트랜치를 추가하고 금액을 대폭 늘렸다.
아시아나항공 채권은 최근 실적·재무개선으로 BBB급 중 평판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조달 규모도 큰 편이어서 국내 IB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고객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은 우위에 선 협상력을 앞세워 증권사들을 압박했다. 저금리를 요구하며 태핑 상황에 맞춰 입찰 일정을 일방적으로 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11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돌연 발행액을 조정하고 다음날(30일)로 입찰을 연기했다. 일부 증권사가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하자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유도하기 위해 일정을 늦춘 것이다.
그러나 오후들자 다시 계획을 바꿨다. 예상보다 빨리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자 당일 입찰을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태핑 결과 입찰금리는 1년6개월물 기준 5% 후반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민평 7.34%(1.6년물; KIS채권평가 기준)보다 최소 135bp 이상을 낮췄다. 한 노치 위인 BBB+(6.67%)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민평 대비 135bp 이상 금리 낮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8일에도 입찰일정을 잡았다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전례가 있다. 기대했던 신용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에서는 협상력을 앞세운 발행사의 횡포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기업-IB-투자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거래인데,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증권업계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은 리테일 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대기업 채권으로 소화하기 수월해 수요가 몰렸다"며 "하지만 이를 이용해 턱없이 낮은 금리를 요구하고 일정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자본시장과 투자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발행을 취소할 때처럼 이슈어가 등급을 신평사에 요구하고 사전 수요조사에 나서는 일도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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