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0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철저한 과점 체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가 전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아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다.
독·과점 시장에서는 가격 왜곡이 발생하기 쉽다. 이동통신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3사의 통신비 체계에 대한 '가격 적정성'을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들 업체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제학 영역을 넘어 설수 있는 문제다.
다만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통신비 결정의 주도권은 소비자 보다는 공급자에게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도 큰 효과가 없었다. 그동안 많은 가입자들이 높은 통신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런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출사표를 던졌다. 제4이동통신사의 출현. 10년 넘게 유지돼 온 과점체제에 금이 가는 것을 의미한다. KMI는 음성서비스 부문에서 현 수준보다 최소 20% 이상 저렴한 요금체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KMI 설립은 순조롭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사업허가를 받는게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사업자 신청에서 65.5점을 획득, 커트라인 70점을 넘지 못했다. 올해 2월 2차신청에서도 66.5점을 받아 탈락했다.
두 차례 탈락의 주원인은 '재무능력'에 있었다. KMI 주요 주주사들이 코스닥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보니 자금동원 능력이 풍부하지 못하다고 지적받았다. 유상증자·차입 등을 통해 외부에서 대규모 현금을 끌어오는 자금조달 구조는 분명 리스크가 컸다.
KMI가 탈락한 직후 주주사로 참여한 코스닥 업체들의 주가는 연일 바닥을 쳤다. 궁지에 몰린 일부 회사는 이동통신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KMI가 이제는 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KMI는 결국 세번째 도전을 택했다.
KMI는 방통위의 지적사항인 '주주사 재무력'부터 개선키로 했다. 우선 주요 주주사들을 모두 물갈이 했다. 코스닥 업체들을 빼고 이 자리에 중견·대기업들을 끌어들였다. 금융권에서 현금이 풍부한 재무적투자자(FI) 두곳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했다.
기존에 참여했던 코스닥 주주사들은 출자액을 낮춰 참여하게 했다. 재무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준에서만 출자할 수 있도록 만든 것. 반면 KMI 설립자본금은 기존 5410억원에서 6000억원 대로 늘렸다.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그렇다면 KMI가 세번에 걸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향한 경영진 및 주주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가장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이들은 사업성을 보고 KMI를 기획 및 추진했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원동력이 있다. 바로 제4이동통신사업자 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다. 좀더 다양한 업체의 서비스를, 좀더 저렴하게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의 바람은 회사가 재도전을 결정하는데 큰 힘이 됐다.
KMI는 이달 중으로 다시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방통위의 심사는 까다로울 것으로 예측된다. KMI가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 제4이동통신사업자로 진입할 수 있을 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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