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OSV 매각제한 해제, 블록딜 추진..골드만 유력 보호예수 68.3% 12일 종료…경영권 지분 외 18% 블록딜 2000억 가치
이 기사는 2011년 05월 12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유럽(옛 아커야즈)의 싱가포르 상장 자회사 STX OSV 홀딩스 지분 매각 제한이 12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해제됐다. STX그룹은 지난달부터 보호예수(Lock up) 해제를 대비해 지분매각을 계획했고 현재 골드만삭스가 주관사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12일 "이날자로 STX OSV 보호예수가 풀린다"며 "올 초부터 계획했던 상장 후 보유 지분 매각계획을 해외 세일즈 능력이 있는 외국계 증권사 한 곳과 조만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STX 보유 지분 68.3% 중 경영권지분을 제외한 18% 가량. 이 지분매각은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되고 주관사가 확정되면 이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까지 완료될 예상이다.
STX그룹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증시에 STX유럽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OSV)을 따로 떼어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STX유럽을 인수하는데 들어간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일부분이라도 회수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초 STX는 OSV 상장 과정에서 경영권 확보 외 잔여 49% 지분을 팔아 약 6억 달러(7000억 원)를 조달하려 했다. 하지만 로드쇼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실제 상장에서는 31.7%를 팔아 2억 달러(2400억 원 이하) 남짓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 유럽 경제위기와 조선업 시황침체가 거래를 짓누른 것이다.
당시 OSV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STX팬오션을 싱가포르 증시(SGX)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전력을 토대로 OSV IPO에도 나섰지만 결과가 썩 좋지 못해 발행사의 적잖은 원망을 들어야 했다.
골드만삭스는 OSV 상장 과정에서도 공모 지분 31.7% 이외 STX 보유분 68.3%에 대한 보호예수 제한을 걸었다. 상장 후 오버행 이슈를 막기 위해 대주주 보유분을 1년간 팔 수 없도록 조치한 것이다. STX는 공모조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까지 매각제한에 걸리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 했다. 하지만 상장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조건을 받아들였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STX가 동의한 매각제한의 시효는 상장 후 1년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원칙 아래에서는 지난해 OSV 상장 시점에서 정확히 1년 후인 오는 11월 14일까지 보유 지분을 내다팔 수 없다. 하지만 이 보호예수에는 예외조항이 있다. 골드만삭스의 조건면제(Waiver)가 있다면 6개월 이후 제한을 풀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11년 5월12일은 지난 상장 시점으로부터 6개월인 180일이 지난 기점이다.
STX는 최근 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 우선 주력 캐시카우인 STX팬오션이 해운시황 침체로 인해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2009년 139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033억 원의 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2008년 7354억 원과 2007년 4953억 원(이상 연결기준)을 벌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침체된 모습이다.
여기에 STX건설의 유동성 위기와 STX조선해양의 현금 확보 문제가 그룹 전체의 재무적 문제를 가중하고 있다. STX는 이 때문에 최근 ㈜STX의 2050억 원 유상증자와 STX중공업의 1000억 원 증자를 결정했다. 채권 발행은 조건이 상당히 불리하고 그 역시 부채비율을 높이는 요인이라 차선책으로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한 셈이다.
STX는 OSV 지분 매각이 조선사업 분야의 유동성 확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다롄과 유럽 야드의 수주가 늘고 있지만 국내외 금융권이 여신한도를 이유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꺼리고 있는 게 문제다. 조선 분야에서는 STX유럽 인수 당시에 STX조선해양이 보증한 채무를 일부라도 갚는 게 우선이다.
OSV 주가는 상장 시점에선 주당 80센트(싱가포르 달러 기준) 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다소 올라 1달러17센트(11일 종가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STX는 OSV 보유분 중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인 18.3%를 블록딜 방식으로 장기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매각 지분의 가치를 계산하면 약 2000억 원(블록딜 할인율 3% 예상)으로 평가된다.
STX가 최근 재무적 압박 속에서 2000억 원 이상의 신규 현금조달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다. STX조선해양은 자회사인 STX중공업의 1000억 원 증자를 위해서도 이번 OSV 지분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지분 매각대금을 STX조선해양이 직접 거두는 것은 세금 등의 이유로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계열사간 지급보증 등을 풀어 차입여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STX가 이 딜을 오는 11월14일 이전에 실행하려면 앞선 설명대로 골드만삭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STX는 OSV 상장에서 골드만삭스에 상당한 불만을 표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분매각까지는 협업이 필요하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