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악조건 속 김치본드 발행 성공할까 구매자금 조달 위해 6000만달러 규모 발행 검토 중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 잉곳 웨이퍼 생산업체 웅진에너지가 창사 이래 첫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구매자금으로 사용할 달러화가 필요해서다.
회사채 시장은 웅진에너지가 이번 김치본드 발행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발행 자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상황에서 과감히 김치본드를 택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BBB+, 안정적)는 이달 말 약 6000만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이하 외표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이 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발행을 돕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이번 채권 발행을 위해 지난 10일 한신정평가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도 받았다. 한신정평가는 "성장 초기 단계의 '에너지 사업'이 갖는 불확실성에도 불구, 안정적인 수요기반과 수익창출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BBB+'를 부여했다.
조달한 자금은 웅진에너지의 2대 주주(31.3%)이자 최대 거래처인 미국 선파워로부터 주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선파워는 생산능력 기준 세계 10위(2010년 기준)의 미국계 셀/모듈 생산 업체로 고품질의 셀/모듈을 제조하기 위해 웅진에너지로부터 잉곳을 조달하고 있다. 웅진에너지 또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선파워와의 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발행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금액과 시기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순수하게 해외에서 사용할 달러화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화로 스왑해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웅진그룹, 외표채 발행 행진 이어가나
웅진그룹은 최근 시장성 조달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 들어 웅진홀딩스,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웅진코웨이 등 계열사들이 차례로 채권을 발행했다. 외표채 발행에도 과감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웅진에너지의 이번 외표채 발행이 성공할 경우 웅진그룹은 지난 4월 웅진코웨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외표채 발행을 성사시키게 된다.
웅진코웨이(A+)는 지난 4월 19일 3년 만기 6000만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FRN) 외표채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3개월 Libor(USD)+1.40%'로 원화채 대비 30~35bp 정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웅진코웨이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웅진에너지는 이 보다 높은 금리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은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다 웅진에너지는 꾸준한 달러화 소요가 있어 향후에도 추가 외표채 발행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원화채 발행 등으로 조달 루트를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대형 설비투자 소요로 차입 확대 불가피
현재 웅진에너지는 대형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어 추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공장 장비 세팅에 1433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다 3공장 추가 증설에도 2014년까지 약 51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덕테크노밸리 인근 부지를 약 14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3공장터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공장부지 조성에 213억원 우선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내부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부담이 존재할 전망이다. 3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웅진에너지는 잉곳 2GW, 웨이퍼 1.5GW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조달 계획은 현재 유동적이다. 내부현금과 외부조달 비중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외표채 발행을 하지 않더라도 투자자금 소요가 커 시장성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추후에라도 원화채 등을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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