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4년만에 사무라이채 시장 복귀 2008년 발행 철회 후 공백…사상 최대 규모, 리먼사태 후 최저금리
이 기사는 2011년 06월 28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4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일본 엔화 채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한국물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사무라이채권을 리먼사태 이후 가장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수출입은행의 발행 성공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후 끊겼던 사무라이채 시장의 부활 신호의 의미도 있다. 얼어붙었던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심리가 풀리고 있어 다른 국내 금융회사의 사무라이채 발행이 잇달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입은행은 28일 일본 대지진 이후 아시아계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 총 3개 트렌치로 전체 800억엔(약 10억 달러)을 발행했다. 만기 2년물은 584억엔, 3년물은 116억엔, 5년물은 100억엔 발행됐다.
쿠폰 금리는 2년물이 0.93%, 3년물이 1.06%, 5년물이 1.32%에서 결정됐다. 채권발행 표기 일자는 7월 8일이다.
주관사는 BofA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 증권, 다이와증권, 미즈호가 맡았다.
◇ 9일간의 북빌딩…투자 주문 쇄도
수출입은행은 지난 13일부터 금리 책정을 위한 시장 조사에 돌입했다. 스왑 대비 가산금리를 2년물은 40~60bp 근처, 3년물은 50~70bp 근처로 위스퍼(Whisper)했고 5년물은 특정 금리 없이 단순 투자 수요를 조사했다.
위스퍼 금리가 투자자 희망 금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 최초(Initial) 투자 금리를 위스퍼한 금리 그대로 가져갔다.
6월 15일 수출입은행은 발행 예상 금리를 제시하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5년물에 대한 발행은 불확실했다. 하지만 20~22일 일본 로드쇼를 진행하면서 5년물에 대한 금리도 윤곽이 잡혔다.
24일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스왑 대비 가산금리를 2년물은 50bp 근처, 3년물은 60bp 근처, 5년물은 70~75bp로 제시했다.
영업일 기준 9일 동안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북빌딩) 최종 프라이싱은 2년물, 3년물, 5년물 스왑대비 가산금리가 각각 50bp, 60bp, 73bp로 결정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낮은 발행금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건실한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힘입어 투자 주문이 쇄도했다"며 "당초 발행규모 400억엔에서 800억엔으로 증액 발행했다"라고 설명했다.
◇ 2008년 사무라이채 발행 철회 후 2년 자숙
수출입은행의 사무라이채 발행은 4년만이다. 지난 2008년 최종 프라이싱 직전까지 갔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발행을 철회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관계와 신뢰를 중시하기로 유명하다. 무리하게 금리를 깎으려 하거나, 투자자 모집을 해 놓고 발행을 중단할 경우 시장에 재진입하기가 어렵다. 수출입은행 역시 2008년 발행을 철회한 후 2009년과 2010년 사무라이채권 발행의 꿈을 접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월 일본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는 우리다시 본드(Uridashi Bond)를 한국계 기관으로는 최초로 발행에 성공하며, 엔화 조달의 시동을 다시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사무라이채권이 규모나 금리 면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라며 "오히려 2008년 발행 취소 사건으로 수출입은행에 더 보수적이었던 일본 투자자들을 무색하게 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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