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7월 15일 1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벤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생소한 사업 모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다 기업가치를 후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주 거론되는 곳 중 하나가 미국의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 이하 알토스)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알토스는 지금까지 총 7곳의 한국 기업에 투자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에 투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알고보면 알토스는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회사다. 알토스의 고문으로 활동 중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지난 1996년 금융 네트워크 세계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회사 설립에 참여했다. 현 회장은 스탠포드대 MBA 시절 은사인 황승진 교수를 통해 한인 파트너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알토스의 주요 LP(유한책임투자자)로 나섰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알토스의 1호 펀드(Altos Ventures I)와 2호 펀드(Altos Ventures II)에 각각 172억원과 480억원을 출자했다. 총 결성 금액의 21.7%와 51.8%에 달하는 규모다.
그간 알토스의 트랙레코드(track-record, 운용 실적)는 썩 좋지 않았던 듯 하다. 알토스는 해산을 완료한 1호와 2호 펀드의 수익률을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재무제표를 통해 알토스 펀드들을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알토스의 펀드들은 매년 적게는 8억5000만원부터 많게는 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펀드의 누적 손실 규모만 200억원에 달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알토스는 변화를 모색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각각 6700만달러(약 737억원)와 8700만달러(약 957억원) 규모인 알토스 3호와 4호 펀드의 출자 비율을 5% 안팎으로 낮췄다. 알토스는 대신 미국 대학 기금이나 연기금 등으로 LP를 다변화했다.
알토스는 한국과 맺은 인연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총 투자 규모의 20%수준까지 한국 기업들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내 스탠포드 인맥을 통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했다. 닷컴 버블 이후 한국 벤처캐피탈들이 투자를 꺼리는 디지털 미디어 업체들에 과감히 투자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한국 진출 초기에 투자한 판도라TV와 올블로그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사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실패한 상태다.
알토스는 쿠팡이 전환점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알토스는 미국 헤지펀드인 매버릭캐피탈과 함께 쿠팡에 총 20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소셜커머스 업체로의 매각이 진행 중인 쿠팡의 기업가치는 투자 이후 반년만에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밖에도 지난 2009년 85억원을 투자한 MMORPG게임 테라온라인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16억원을 투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이음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알토스의 투자 사례는 '한국을 잘 아는' 해외 벤처캐피탈의 국내 입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알토스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벤처기업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토스의 바람대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한국 벤처기업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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