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뭘 택할까?… CJ·산업은행 모두 '벌벌' 태그얼롱 행사시 CJ 부담..풋옵션 행사시 산업은행 부담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로의 대한통운 경영권 매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참여했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어떤 옵션을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어떤 옵션을 택하느냐에 따라 대한통운 인수자인 CJ와 매각 측인 산업은행 간에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FI들이 가진 옵션은 태그얼롱(Tag-along)과 풋(put) 등 두개. 태그얼롱 옵션은 FI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을 CJ에 붙여 팔 수 있는 권리, 반면 풋옵션은 FI들이 대한통운 투자 당시 컨소시엄 주도자였던 금호아시아나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태그얼롱의 행사 가격은 주당 20만원 이상이다. CJ가 본입찰 당시 제시한 21만5000원이 실사 조정을 통해 3% 할인하더라도 20만8550원에 달한다. 8만원 대에 불과한 대한통운 현재 주가에 비하면 무려 두배 반에 육박하는 고가다.
풋옵션 행사 조건은 더 유리하다. FI들이 이번에 CJ에 대한통운을 붙여 팔지 않고, 내년 3월까지 기다려 풋옵션을 행사하면 주당 26만원대 가격에 보유 주식을 되팔 수 있다.
FI들로서는 현재 주가가 8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해 있는 대한통운 주식을 당장 두배 반에 팔지, 몇달 더 기다렸다 세배 가격에 팔 지를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태그얼롱과 풋옵션 권리의 부담 주체가 각각 다르다는 점. 테그얼롱 옵션을 행사하면 CJ가 FI들 보유 주식을 주당 21만5000원(상세실사 후 3% 이내 할인 가능성 있음)에 사들여야 한다. 금액으로는 3500억원 정도다. 그렇다고 이 지분이 CJ가 대한통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지분도 아니다.
반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 풋옵션을 행사하면 CJ가 아닌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주당 26만원이 넘는 고가에 되사야 한다.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FI들의 풋옵션 행사로 되사야 하는 주식은 각각 114만2239주와 47만8147주로, 금액으로는 대우건설이 3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2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대한통운 FI들로서는 스스로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겠지만, CJ그룹과 대우건설 등 옵션의 부담 주체들로서는 FI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30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 부담이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조마조마한 상황을 맞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CJ, 산업은행(대우건설) 모두 FI들의 지분을 인수하길 원하는 곳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며 "특히 대한통운 현재 주가가 태그얼롱 옵션이나 풋옵션 행사가격과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고, 이 차액은 사실상 옵션 부담자들의 우발채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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