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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콘티넨탈호텔 증축 발목 잡은 무역협회

김장환 기자공개 2011-08-29 11:27:10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9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콘티넨탈호텔(법인명:파르나스호텔) 증축은 수개월째 갈피를 잡지 못해왔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은 지난해부터 삼성동 호텔의 그랜드볼룸(지하4층 지상1층) 자리에 57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증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월 23일 서울시가 개발계획안에 대한인허가를 내리면서 1년 여간 준비했던 증축안이 마침내 본격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난 시점에도 증축 작업은 계획안 수준에서 제자리걸음만 거듭했다.

한때 업계에서는 인터콘티넨탈호텔 증축이 아예 무산될 것이란 얘기마저 나왔다. 지난 8월 초 내부적으로는 증축 층수를 53층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마침내 지난주 이사회를 거쳐 인터콘티넨탈호텔 증축이 최종 결정됐다. 업계의 예상과 달리 증축이 아예 무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존 계획했던 것보다 20층이나 줄어든 37층(183m)으로 증축이 결정됐다.

그 이면에는 2대주주인 무역협회의 반대가 있었다.

현재 인터콘티넨탈호텔의 최대주주는 GS건설(지분율 67.56%). 그 뒤를 이어 한국무역협회가 2대주주(지분율 31.86%)로 올라 있다. 무역협회가 반대하고 나서면 증축에 대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구조였던 셈이다.

무역협회의 반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서울시에서 ‘종합무역센타 남측 특별 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을 통과시켰으니 기본적으로 허가 문제는 아니었다. 최대주주인 GS건설 (103,000원 500 0.5%)의 지원이 가능하니 자금조달 부담도 크지 않았다.

이유는 의외의 부분에서 발견된다. 바로 삼성동에 자리 잡은 한국무역센터의 상징성 훼손이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이 증축을 계획한 그랜드볼룸 자리에서 전경을 바라보면 이같은 얘기가 왜 나왔는지 이해는 간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의 그랜드볼룸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바로 뒤쪽에 한국무역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57층짜리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고 가정하면 무역센터 건물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

무역센터가 그동안 삼성동 해당 지역 일대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잡아왔다는 점을 보면 내부에서 상징성 훼손 우려가 나올 만 하다.

그러나 인터콘티넨탈호텔 증축은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 여러모로 득이 많은 사업이었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은 57층 건물을 증축하게 되면 상가 분양권 등을 담보로 임대사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었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은 숙박 및 외식사업에만 치중돼 있을 뿐, 면세사업과 같은 사업적 측면의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또 최대주주인 GS건설은 시공을 맡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애초 인터콘티넨탈호텔 증축 계획안이 GS건설과 인터콘티넨탈호텔의 합의하에 진행된 이유다.

물론 무역협회는 궁극적으로는 무역업계의 진흥과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무역이라는 국한된 틀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이 무역과 직접 관련된 업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무역협회가 직접적인 이익을 대변해야하는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경제4단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는 무역협회의 존립 의미도 '기업의 성장'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기업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한 이윤 추구 행위를 막는 이유가 단순히 협회 건물의 상징성 훼손 때문이라면 비난의 소지는 충분하다.

무역협회측은 "증축을 반대한 적은 없다"며 "층수를 줄이자는 입장이긴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이 줄이자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증축 층수는 ‘대폭’ 축소됐다. 삼성동 일대의 새로운 랜드마크 빌딩이 등장할 것이란 업계의 기대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또 인터콘티넨탈호텔은 잃어버린 20층만큼 이윤창출의 기회도 놓친 셈이다.

이같은 기회를 무역센터의 ‘상징성 훼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역협회가 막아버린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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