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기타 사업' 1000억 적자..무슨일? 실리콘 사업성 악화 추정..수원공장 철거도 기타영업비용 늘려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7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그룹 KCC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기간의 63%에 머물렀다. 일시적으로 급여비용과 원재료 매입 부담 등이 늘어나 영업마진이 떨어진 이유도 있으나 이와 함께 기타사업에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본 게 더 직접적인 이유다.
기타사업에는 실리콘 및 유무기 소재 사업, 그리고 철거중인 수원공장 부지 활용 사업이 포함돼 있어 이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연결 기준) KCC는 '기타 사업'에서 3618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1016억원으로 작년 동기(156억원 손실)보다 악화됐다.
기타 사업 부문의 적자가 커지면서 상반기 전체 영업실적도 둔화됐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1조64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89억원으로 37% 감소했다.
KCC가 자체 집계한 사업 부문별 매출 현황에 따르면 주력 사업인 도료 부문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8259억원의 매출과 10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보다 각각 19%, 41% 증가한 수치다.
도료 사업은 건설, 자동차, 선박, 전자산업 등의 전방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일반에게는 건축용 도료인 '숲으로'라는 페인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고 현대중공업으로의 매출도 꾸준하다.
건자재 사업도 불안하긴 하지만 성장했다. 상반기에 4590억원의 매출과 8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각각 7%, 14% 증가했다. 건축자재 및 판유리 제품이 이 사업에 포함된다. 건설 경기 부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사업임에도 KCC의 경우 매출처가 안정돼 있어 부침이 경쟁업체보다 적다. 자동차용 원판유리 분야의 매출이 늘어난게 전체 실적을 안정화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기타영업이다. 기타영업으로 분류되는 사업은 반도체, 전기전자, 에너지,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유·무기소재 제품군이다.
특히 실리콘이 문제다.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상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실리콘을 정제해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사업 역시 공급 과잉과 유럽 재정위기로 수요가 줄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사업은 각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경쟁 격화로 공급 과잉 상황이고 반도체 산업도 매출이 15% 줄어들어 다운사이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KCC도 이런 사이클에 맞물리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KCC는 사업성 악화와는 거꾸로 폴리실리콘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착공한 안성공장에는 201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LED용 사파이어 기판과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을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충남 서산시 대죽산업단지에는 수천억원을 들여 폴리실리콘공장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작년에 폴리실리콘 잉곳 개발을 위해 아르케솔라를 흡수합병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기업인 MEC사와 공동으로 현지에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KCC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반기 실적의 세부 내역에 대해서는 파악이 잘 안된다"며 "구체적 내역을 파악하더라도 회사 기밀 사항이어서 알릴 수 없다"고 밝혔다.
수원공장 철거도 상반기 실적에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KCC는 노후화된 수원공장을 헐고 이 공장부지에 롯데쇼핑과 대단위 쇼핑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철거작업이 시작됐고 해당 부지를 활용한 사업을 기타 사업으로 분류하기 시작했으나 일시적 손실로 반기영업익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KCC 관계자는 그러나 "수원공장 부지 철거 작업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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