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세미콘, 제2의 아이씨디 될까 지난해 OLED장비 매출 5배↑…'삼성' 발판 삼아 IPO 밸류 기대감
이 기사는 2011년 09월 21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8월에 상장한 아이씨디는 올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단연 ‘대박주’로 꼽힌다. SL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 대비 무려 25배가 넘는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로서 주납품처가 ‘삼성’이라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
지난달 말 코스닥 예심에 통과, 오는 10월 상장을 준비중인 테라세미콘이 제2의 아이씨디를 노리고 있다. 매출처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및 삼성전자라는 점, 전공정(칩 제조) 단계 업체라는 점도 같다. 실적 역시 양사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이씨디의 지난해(2009.10~2010.9) 매출은 354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 이상 뛰었다. 테라세미콘 또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100억원 내외를 유지하다 지난해 46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벌써 반기에만 매출 773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 측이 양산능력 확보를 위해 OLED설비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갤럭시S를 중심으로 한 AMOLE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결과적으로 테라세미콘의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이 올해 상반기 7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며 주력 제품군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성장세는 공모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공모가 밴드는 1만~1만2000원 수준이지만 최종 확정 단가는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이씨디 역시 밴드 최상단 가격(2만7000원)을 훌쩍 넘은 3만4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산정 기준이 될 올해 상반기 주당 순이익은 1154원과 1022원으로 아이씨디가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주주 구성을 보면 대표이사 장택용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34.71%)을 제외하고 KTB네트워크, SV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아주IB투자 등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조합을 통해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총 56만주(7%)가 구주 매출을 통한 자금 회수 대상이다.
시장 악화로 여타 공모 예정 기업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테라세미콘에 거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들의 투자 시점이 5~6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실제 내부 수익률(IRR)은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기관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거래량만 받쳐준다면 회사 자체의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자체 창업투자회사(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점도 테라세미콘의 매력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3월 40억원 규모(약 140만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으로 주가 희석 요인이 잠재해 있지만 이미 공모가 산정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물론 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 LG 등에 대한 테라세미콘의 매출 비중은 90%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매출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섭력 저하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대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진다면 테라세미콘 역시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세미콘이 매출처 편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 경기가 하락 추세로 전환되거나 설비투자가 감소할 경우 테라세미콘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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