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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에너지, 1조3000억 조달한다 기존 차입 리파이낸싱..대한항공·한진해운 상대 5000억대 유상감자 대금 용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1-09-27 17:26:38

이 기사는 2011년 09월 27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에너지가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리파이낸싱에 나섰다. 기존 담보대출 한도를 증액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에 지급할 유상감자 대금을 확보하고 기존 이자비용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은행권 및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에너지는 최근 은행권을 상대로 만기가 약 2년 반 가량 남아 있는 기존 대주단 차입금(잔액 기준 1조여원)의 리파이낸싱 제안서를 접수했다.

한진에너지의 희망 대출 규모는 약 1조5000억원대이고, 금리는 기존(CD+2.05%)보다 약 0.5%포인트 낮추는 선으로 알려졌다.

대주단은 담보로 제공된 에쓰오일(S-Oil) 주가가 최초(2007년말) 대출실행시보다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리파이낸싱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최종 심사를 벌이고 있다. 일부 대주단 변동이 있어 최종 금리는 확정하지 않았다. 또 최대 대출 규모가 1조3000억~1조4000억원을 넘기는 어렵다는 게 은행권 반응이어서 리파이낸싱 최종 규모 역시 미정이다.

한진에너지가 이렇게 라파이낸싱에 나선 이유는 두가지로 풀이된다.

먼저 1·2·3대 주주인 대한항공(82.52%), 한진해운(14.56%), 그리고 한국공항(2.92%)에 지급할 유상감자 대금을 확보하기 위한 용도다. 한진에너지는 S-Oil 지분 매입을 위해 한진그룹이 세운 일종의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래서 유상감자를 치를 현금이 없다. 기존 대주단 대출 만기도 약 2년 반이 남아 있고 S-Oil 지분 역시 전량 기존 대주단 대출에 담보로 들어가 있어 신규 대출이 난해한 상황이다.

여기서 짜낸 묘안이 기존 대출의 리파이낸싱이다. 한진에너지는 S-Oil 지분 인수 초기(2007년말) 대주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가량을 조달해 S-Oil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지난 약 4년간 S-Oil에서 받은 배당금으로 일부 원금을 우선 상환해 현재 대출 잔액은 1조원 가량이다. 이번에 1조5000억원까지 증액해 리파이낸싱에 성공한다면 유상감자의 최대 예상금액(약 5000억원대)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리파이낸싱 규모가 1조3000억원 선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 우선 한진해운 유상감자 대금만 지급하고 대한항공이나 한국공항 등은 유상감자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아야 1조3000억~1조4000억원이지, 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앞서 한진에너지는 지난 16일 2대 1 비율로 기존 보통주 4만1200주를 2만600주로 유상감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주당 예정 매수 가격은 2663만9647원으로 변경, 확정됐다. 만일 2만600주 전량을 유상감자하려면 54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한진에너지의 2대주주인 한진해운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유 지분(6000주) 전량 유상감자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 자금은 총 1598억여원이다.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진해운이 먼저 유상감자에 참여키로 결정한 이유는 유동성 확보 목적과 함께 연말까지 공정거래법상 행위 제한 규제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뿐 아니라 대항항공 역시 유류 가격 상승과 세계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하는 만큼 유상감자 참여 유혹이 크지만 이번 한진에너지의 리파이낸싱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다. 공격적 투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만큼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 역시 제기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참여가 확정됐으나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의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진에너지는 금리 비용을 낮춰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한진에너지가 매년 지급하는 한해 이자비용은 500억~700억원 선이다. 원금 1조3000억원에서 이자비용으로 연1%만 줄이더라도 130억원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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