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10월 28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식 시장이 1900대를 돌파하면서 강세를 나타내자 자문사 연계형 랩어카운트(이하 자문형랩)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8,9월 폭락장에서 수익률 부진에 따른 실망감으로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9조1824억원까지 치솟았던 자문형랩 잔고(평가금액)는 8월 들어 7조6760억원으로 1조5063억원(16.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12.25%) 및 대형주(14.68%) 하락률보다도 높다.
자문형랩 잔고 감소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평가금액 감소 뿐 아니라 고객들의 계약 해지로 인한 결과다.
증권사 랩운용부 담당자는 "지난 8,9월 폭락장에서 자금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더니 10월들어서는 이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락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지수가 반짝 오름세를 나타내자 서둘러 현금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PB는 "최근 자문형랩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벤치마크)도 밑돌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며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현금화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올 초 자문형랩이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으면서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수조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문사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매매동향이 투자주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개별 계좌로 관리되는 자문형랩은 실시간으로 자문사 포트폴리오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추종매매를 일으켰다.
시장 상승기에는 이같은 추종매매로 인해 자문사들이 매수한 종목 가격이 더욱 오르는 효과를 나타내지만 하락기에는 그 반대로 매도가 폭락으로 연결된다. 수조원대의 자금이 소수 10~20여개 대형주에 집중 투자됐던 탓에 그 효과는 더욱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 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매매동향이 홍콩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었듯 최근에는 브레인ㆍ케이원투자자문 등 주요 자문사의 매매동향이 이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 홍콩 헤지펀드가 수익을 내는 방식은 국내투자자들과 다르다. 자문사 포트폴리오와 역방향으로 추종매매를 한다. 자문사의 매매로 인해 국내 몇몇 대형주들의 주가가 적정가격을 벗어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가격이 적정가격과 과도하게 괴리가 벌어졌을 경우 시간이 흐르면 적정가격으로 다시 회귀하는 특성을 이용해 손쉽게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투자자문사는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도 유명하다"며 "홍콩 매니저들이 국내 투자자문사의 매매동향을 통해 절대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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