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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리스크 극복 절실, 적재적소에 유동성 공급" [thebell interview]조병헌 KB증권 IB3총괄본부장 "CDO로 5000억 지원…하반기 더 주목해야"

이상원 기자공개 2023-03-24 07:23:2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 회사채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기업들의 대규모 조달이 이어졌다. 하지만 건설사가 느끼는 체감정도는 사뭇 다르다. 레고랜드 사태와 부동산 경기 둔화로 건설사에 대한 투심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KB증권이 나섰다.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한다. 이번 발행에는 KB증권을 비롯해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가 투자자로 참여한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둔촌주공 PF 차환 실패 가능성이 고조되던 시기 조달을 주도한 곳 역시 KB증권이었다. 시장의 회복을 바라면서도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긴 조병헌 KB증권 IB3총괄본부장(사진)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형 건설사 브릿지론 대출 지원…"지원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KB증권이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에게 약 5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대출을 한다. CDO를 발행해 KB증권을 비롯해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기초자산은 서울과 수도권 일대 사업장의 브릿지론이다. 이번에 조성된 자금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사업장의 3~6개월 만기 단기 브릿지론을 약 5~7% 수준의 1년 만기로 차환하는데 사용한다.

조 총괄본부장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둔촌주공 PF 차환발행 주관사때도 그렇지만 시공사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지금의 리스크를 극복하고 그 아래까지 훈풍이 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원은 유동성 공급이 절실한 적재적소에 공급하겠다는 KB금융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 실적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시장이 좋을 때 1조원씩 벌다 3000억원 벌었다고 종투사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각종 지원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는 선별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초과수익을 노리고 시공사도 참여하지 않은 브릿지론에 후순위로 참여한 금융기관 지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이러한 경우 보통 이자를 배로 받는다. 자기 판단에 의해 참여한 것인데 이런 것까지 지원해줄 수는 없다"며 "시행사가 부도나면 단지 주인이 바뀌는 것 뿐, 이는 사적인 구조조정으로 해결할 문제다. 그동안 초과수익을 봤으니 손해를 보더라도 정상화시키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여전한 화약냄새, 하반기 크레딧·유동성 리스크 '주목'

지난해 하반기 대비 시장 분위기는 다소 개선됐지만 불안함은 여전하다. 특히 올 1분기를 잘 넘겨야 한다. 약 36조원의 PF-ABCP 가운데 32조원이 1분기에 만기도래한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3~6개월 단위로 차환을 하다 1분기에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이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총괄본부장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화약 냄새는 늘 나고 있다"며 "정책 지원 등으로 시장에 유동성은 돌고 있지만 부동산 PF는 낙인이 찍혀서 여전히 어렵다. 이런 부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반기 크레딧과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금융당국도 수시로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의 크레딧 리스크는 손 쓸 수 없는 영역이다. 분양 시장까지 회복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완료되야만 가능하다. 어떤 인위적인 부양책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준공까지 이어가고 시장에 맞는 프라이싱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시공사가 부도나면 그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시장에 있는 유동성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지원해서 고비를 넘기냐의 문제다"라며 "유동성 리스크는 정부 주도하에 금융기관이 참여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문제 있는 사업장의 경우 디스카운트를 통해 사업이 되는 방향으로 끌고갈 생각이다. 바로 NPL펀드다. 브릿지론이 한 번은 연장할 수 있어도 두 번은 힘들다. 올 하반기 NPL 물량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총괄본부장은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시공사를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게 하고 KB증권이 모집과 주선 역할을 하려고 한다. 하반기 1000억원 규모의 NPL펀드 1~2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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