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소 팹리스 시제품 제작에 5000억 지원한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차원…업계 "매우 의미 있는 규모"
김혜란 기자공개 2023-03-17 12:51:0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의 시제품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제작 비용을 지원한다. 10년간 5000억원 규모다.그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MPW 서비스 횟수를 늘리는 등 지원을 확대해오긴 했으나 지원금액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팹리스 업계에서도 "1년에 500억원 규모면 충분히 의미 있는 금액"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왜 MPW에 지원하나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중소 팹리스가 MPW를 제작할 때 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팹리스, 특히 MPW를 콕 집어 지원하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10년에 5000억원이면 얼마나 업계에 도움이 되는 규모일까.
MPW란 팹리스가 양산에 들어가기 전 칩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웨이퍼 한 장에 여러 칩 시제품을 올려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팹리스는 양산 설비가 없기 때문에 파운드리가 제작해줘야 한다. 다른 고객사들의 양산 주문으로 생산라인이 꽉 찬 삼성전자가 일부를 내줘 시제품을 생산해줘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소 팹리스에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이 MPW 생산라인 확보이자 제작 비용이다. 삼성전자도 이런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중소 팹리스 육성을 위해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을 중심으로 서비스 횟수를 늘리는 등 MPW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에는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지원 계획을 추가로 발표한 것이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12인치(300mm) 웨이퍼 MPW를 5나노미터(㎚·10억분의 1m),~8나노 최선단 공정으로 찍으면 최소 50억원에서 200억원까지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 비용을 삼성전자가 일부 부담해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며 "중소 팹리스들이 정말 필요한 걸 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팹리스-파운드리 동반성장 그림
삼성전자가 팹리스 육성에 직접 나서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중소 팹리스가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사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팹리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삼성 파운드리의 외형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또 MPW 제작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도 설계자산(IP)을 강화할 수 있다. 반도체는 여러 번 검증하는 과정에서 IP화가 이뤄진다. 삼성 파운드리가 많은 공정 IP를 갖게되면 글로벌 팹리스를 유치하기에 유리해진다. 삼성 파운드리가 대만 파운드리 TSMC보다 취약한 점 중 하나로 IP 부족이 꼽힌다.
무엇보다 TSMC가 성장한 것도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MPW 제작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업하며 팹(Fab·공장)을 돌렸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팹리스가 선제적으로 개발한 제품을 자국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니 공정 기술이 발전하고,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이 안정화되면 팹리스도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MPW 지원에 나섰을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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