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늘린 HL홀딩스, 글로벌 행보 힘 받나 美 텍사스에 전기차 부품 생산기지 검토…자체사업 확대 전망
허인혜 기자공개 2023-03-22 07:32:1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는 그룹의 꼭대기에 자리하지만 수익성은 잘난 자회사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좋게는 그룹 사업의 방향타 설정과 자본재분배 등 부모의 역할을 하지만 자회사 성과에 수익이 좌우되는 의존적 경영으로 흘러가기도 한다.HL홀딩스는 HL그룹의 지주사지만 이 부분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곳이다. 자체 사업을 갖춘 사업형 지주사이면서 지난해 자체 사업 매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장사를 잘하는 기업이기도 해서다.
◇단기차입금 규모 첫 확대…유동성 확보·차환 목표
HL홀딩스는 최근 단기차입금 규모를 확대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테슬라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늘리며 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신사업 확대와 함께 만기가 다가온 대출금 차환도 단기차입금 확대 배경으로 보인다.
HL홀딩스는 이달 단기차입금 규모를 1309억원에서 2209억원으로 900억원 늘린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은 1조124억원 수준으로 이번 차입금액은 자기자본대비 8.89%에 해당한다. HL홀딩스의 단기차입금 증액은 2014년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1~3년 주기로 자회사인 한라가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려온 바 있다.
HL홀딩스는 유동성 확보와 대출금 대환을 위한 차입이라고 밝혔다. 직전 금융기관 차입금 한도 1309억원 중 480억원은 차입금이 아닌 약정한도 금액이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잔여 만기가 1년 이하로 남은 채권은 오는 7월 만기되는 무보증사채로 발행 총액은 610억원이다. 2020년 7월 발행했다.
HL홀딩스는 자금 유동성 확보 목적도 함께 밝혔다. HL홀딩스는 별도 사업역량을 갖춘 사업형 지주사다. 유동성 확대가 자회사 지원뿐 아니라 자체적인 사업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HL홀딩스는 "단기차입금 확대는 회사의 운전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답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3/20/20230320171651996_n.png)
◇'美 전기차 부품 공장 신설' 글로벌 신사업 광폭 행보
HL홀딩스는 자체 사업도 장사를 잘 하는 곳이다. HL홀딩스의 주요 사업 부문은 2015년 흡수합병한 한라마이스터를 골자로 한다. HL홀딩스는 출범 이듬해인 2015년 자동차 부품과 유통, 물류업을 담당하던 한라마이스터와 합병했다.
HL홀딩스의 자체 사업 매출은 2022년 1조1766억원을, 영업이익은 3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매출의 62%가 자동차 부품 유통, 3%가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에서 나온다. 35%는 자동차 부품 물류와 지분법 수익으로 나뉜다.
자체 사업 수익률 확대는 신사업 확대 기조와의 연결고리가 보인다. HL홀딩스는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두고 전장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HL홀딩스의 100% 자회사 위코를 통해 2차전지 분리막 등 전기차 관련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2021년부터 교체부품 사업 확대도 예고했는데 팬데믹 위기가 사그러든 만큼 해외 애프터마켓 사업 부문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투자업계는 분석했다.
부품공장 신설 등도 고려 중으로 신사업 가속화를 위해서도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HL홀딩스는 텍사스 오스틴에 전기차 모듈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의 본사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만큼 공조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HL홀딩스의 납품 부품은 전기차용 타이어 모듈이다.
연구개발 비용 확대도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등 전기차 관련 사업을 HL그룹의 중심축으로 삼으며 연구개발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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