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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움직이는 사람들]'네트워크 전문가' 안창용, 그룹B2B 성장 묘수 찾기 과제④주요 변곡점마다 선봉장 역할, AI 시대 맞이 성과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14 07:48:09

[편집자주]

KT는 지난해 김영섭 대표를 수장으로 낙점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인사다. 내부 옥석 가리기를 비롯해 외부 인사도 빠르게 수혈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이하며 기술 전환 채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과거 '디지코'와 유사하지만 같지는 않다. 기술력에 보다 무게추를 둔 'AICT'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는 핵심 인물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KT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0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이뤄진 KT 조직개편은 외부인사 영입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경영진 사법리스크 해소를 통한 대내외 이미지 쇄신과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내부서는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이상 축소하고 주요 임원을 외부 영입인사로 채우면서 쇄신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쇄신의 칼바람 속에서도 실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내부 승진으로 주요 보직을 맡게 된 임원도 있다. 안창용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이 대표적이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안 부사장은 LTE 주파수 할당부터 지역 B2B 사업 확대까지 굵직한 이벤트를 책임져왔다. KT가 향후 B2B 사업 역량을 AI에 쏟기로 하면서 안 부사장은 그룹 내 사업 영역 충돌을 최소화하고 시장 우위를 점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LTE 경쟁 담당했던 망 전문가, 지역 사업 성과도 인정 받아

안 부사장은 1966년 1월생으로 숭실대학교에서 전자계산기공학 학사, 석사를 마친 공학도다. KT 입사 후 공학 전공을 살려 유·무선 네트워크 영역에서 경력을 쌓아갔다.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0년 호남무선네트워크운용단장으로 부임하면서다. 1년 후인 2011년 액세스망전략담당(상무보)에 임명됐다. 당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LTE 상용화를 두고 치열한 주파수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화두는 LTE 황금주파수라 불리던 1.8기가헤르츠(㎓) 낙찰이었다. 첫 경매 때 KT는 해당 주파수를 포기했었다. 주파수 대신 마케팅에 예산을 쏟겠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다. 현장에서 담당자였던 안 부사장이 직접 입찰 포기를 외쳤어야 했다. 아쉬운 결과였다. 1.8㎓ 주파수는 결국 SKT가 낙찰받았다.

2년 뒤인 2013년 안 부사장과 KT는 다시 한번 절치부심해 주파수 경매에 참여했다. 당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9001억원에 1.8㎓ D2블록을 낙찰받았다. 2년전 최고 1조5000억원을 생각했던 것보다 낙찰가가 크게 줄어들 실리를 챙겼다.

1.8㎓ D2블록은 기존에 KT가 서비스하던 LTE망과 인접한 대역이었다. 이 대역을 낙찰받아야만 속도를 높이고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KT로서는 두 번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KT는 가장 유리했던 1.8㎓ D2블록을 낙찰받으면서 LTE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안 부사장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안 부사장이 관리해야 할 사업 범위도 넓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지역네트워크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충청네트워크운용본부장을 시작으로 2018년 강남네트워크운용본부장, 2020 강남·서부네트워크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가장 최근인 작년까지는 대구·경북광역본부장(전무)으로 승진해 대경지역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지역 B2B 사업 확산에 공을 들였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현지 기업과 협력해 안착시키는 성과를 냈다. 소상공인 기반 AI 서비스로봇을 도입해 지역 음식점, 카페, 호텔 등 다양한 시설에 배치시켰다.

대경본부장 임기 막바지였던 지난해 10월에는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착공까지 진행시켰다. 경북 예천에 들어서는 이 데이터센터를 위해 KT는 KT클라우드, KT투자운용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총사업비 1100억원을 투자했다. 2025년 완공 후 경북소재 관, 기업의 디지털전환 사업을 수주할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본부에서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KT 전체 B2B 사업을 총괄하는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급 5명 인사 중 3명이 외부 인사였지만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과 함께 내부 승진을 이뤄냈다.

◇계열사와 다른 KT 엔터프라이즈만의 성공 공식 세운다

안 부사장이 맡은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산하에 7개의 본부를 두고 있다. 개발조직인 기술혁신부문과 대등할 정도로 가장 많은 본부를 둔 사업부문이다. 별도로 'KT 엔터프라이즈'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주요 사업부서로 꼽힌다.

B2C 시장이 포화되면서 B2B 부문의 중요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외부 사업을 수주해 수익을 내오는 조직인 만큼 전략고객본부, 공공고객본부, 금융고객본부, 법인영업본부 등 영업조직도 매우 세분화돼 있다.

안 부사장은 B2B 사업은 키우면서 그룹사와의 영역충돌은 최소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KT 그룹 계열사들이 B2B에 주력하는 만큼 KT클라우드, KTDS 등과 사업 영역이 겹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그룹 내부 솔루션을 제공하던 KTDS도 올해부터 DX 솔루션팀을 중심으로 외부 B2B 사업을 확장하겠다 선언했다.

취임 초반인 올해 상반기까지만 보면 안 부사장은 KT 본연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그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한국전력의 원격검침 회선 구축사업을 수주하면서 사물인터넷(IoT) 회선수 확장에 나섰다. 한전 사업 자체는 수익성이 크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노하우를 쌓아 IoT 사업을 적극 개진하겠단 목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도 강화해 AI용 프라이빗 5G 서비스도 확대한다. 프라이빗 5G는 KT가 세계최초로 도입한 기업전용 5G망이다. 일반망(퍼블릭망)과 분리한 별도의 장비로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KT 내부서는 안 부사장을 두고 B2C, B2B, 네트워크 조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라고 평가하고 있다. AI를 중심으로 이동통신사의 사업 무게가 이동하면서 KT 그룹도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에 통신업 사정에 정통한 안 부사장의 묘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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