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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전사적 자원관리' 영림원소프트랩, 나홀로 '역성장'지난해 11년 만 매출 감소, 경쟁사 실적 호조 '대조적'

이종현 기자공개 2024-06-26 08:50:3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하 영림원)의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년 만에 매출 감소를 겪은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이 악화했다. 경쟁사가 성장 엑셀을 밟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993년 설립한 영림원은 기업의 재무·인사·물류 등 업무를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인 ERP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케이-시스템(K-System)'이라는 대표 브랜드를 토대로 사업을 키워오며 2020년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림원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21억원,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5% 줄었고 영업손실은 1433.3% 늘었다.

영림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55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54.9%, 47.2% 줄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오던 기업의 외형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실적 악화와 관련 영림원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 축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대외 환경 악화로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자 그 유탄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영림원 경쟁사의 경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가 2023년 발표한 '국내 ERP 어플리케이션 매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ERP 시장은 5131억원 규모다. 영림원(6.1%)은 독일 소프트웨어(SW) 기업 SAP(21.4%)와 코스피 상장사 더존비즈온(16.8%)에 이은 3위 사업자다.

1위 사업자인 SAP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4% 성장한 47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16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지만 독일 본사 등에 지급하는 라이선스 비용이 큰 만큼 국내기업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SAP코리아가 라이선스지급수수료로 지출한 비용은 2367억원이다.

더존비즈온도 순항 중이다. 더존비즈온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3535억원, 영업이익 690억원, 당기순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6.1%, 51.6%, 48.7%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성장을 지속하며 호황기를 누리는 중이다.

경쟁사가 순항하는 와중 영림원만 역성장하는 것은 주요 고객군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림원은 그동안 중소·중견 기업을 공략해 왔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 역시도 ERP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자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

반면 SAP와 더존비즈온은 금융권이나 대기업군을 비롯해 여러 업종의 고객을 두고 있다. 특히 SAP는 지난해 LG그룹과 ERP 협력을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다. 현대자동차도 자사 ERP를 오라클에서 SAP로 전환하는 중이다. 더존비즈온도 구축형(온프레미스) 위주 사업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하며 공략 대상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ERP 시장의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전환과 인공지능(AI)이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AP가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발 나아가 SAP는 구축형 제품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버전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이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서비스 지원을 종료한다.

통상 기업용 SW의 유지보수 지원 종료는 폐기 선고나 다름없다. 구버전의 SAP ERP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ERP를 도입해야 한다. 만약 영림원이 교체 수요를 잡아낼 수만 있다면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생성형 AI 등 ERP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유다.

영림원 관계자는 "고객사 대부분이 제조·유통 기업으로 수출 등 시장 상황이 좋을 때 ERP 구축도 늘어난다"며 "올해 2분기까지도 투자를 꺼리는 듯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유통 기업들의 상황이 호전되면 ERP 수요도 커지면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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