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인사 풍향계]그룹 '2인 부회장' 체제 의미는⑨우기홍·류경표 대표, 비오너가 출신 부회장…전문경영인 체제 무게 실어
이영호 기자공개 2025-01-21 10:16:15
[편집자주]
한진칼 정기인사가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 M&A가 4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대규모 인사수요가 발생했다. 기존의 인사 공식과 범위를 넘어선 큰 규모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을 필두로 새롭게 추가된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에 대한 폭 넓은 인사가 필요하다. 통합 FSC와 LCC 등 항공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린 조직개편까지 예고된 상태다. 더벨은 정기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한진칼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첫 2인 부회장 체제에 접어들었다. 그룹 차원에서 전문경영인들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한진그룹의 경영과 소유를 이원화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다지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한진그룹은 15일 임원인사를 통해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대한항공, 한진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에서 동시에 두 명의 부회장이 배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그룹은 2인 부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경영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진그룹 인사는 '최초'란 수식어를 남기면서 여러 의미를 내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2인 부회장인데다가 비 오너가 출신이 부회장직에 오른 건 그간 한진그룹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부회장직은 그동안 오너가 인물들이 오르던 자리였다. 이전에는 조중건 부회장, 선대 회장인 고 조양호 회장 등이 맡았었다. 과거 석태수 부회장을 제외하면 전문경영진 부회장은 드물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그만큼 한진그룹으로선 파격적인 인사로 해석된다.
그룹 첫 2인 부회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전문경영인에 보다 무게감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들은 이미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그룹의 핵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인물들이다. 오너일가인 조원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기 보다, 더 큰 권한을 부여받은 전문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대규모 금융지원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역시 1조7000억원의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항공업 부진에 산은 등이 긴급지원을 제공했다.
극심한 자금난을 겪던 대한항공은 유동성을 긴급 수혈 받으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한진그룹은 산업 지원을 계기로 기존 오너일가 중심 지배구조를 일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진국 기업들의 사례를 따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한진그룹은 우 대표와 류 대표 부회장 승진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굳혔다. 지배구조를 고치겠다는 5년 전 약속도 지킨 셈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큰 성과에는 확실한 보상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내비쳤다는 점이다. 금번 임원 인사에서 승진자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포함해 총 19명이었다. 대한항공 부사장급 임원은 6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 핵심 임원 3명도 부사장급 자리에 앉혔다. 한진그룹은 전통적으로 승진에 인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부사장급 인원들이 다수 배출됐다는 점에서 성과 보상 차원으로도 보인다.
우 대표와 류 대표의 부회장 승진 배경에도 경영 성과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두 인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우 부회장은 2017년부터 대한항공 최고경영자로 일해왔다. 통합 대한항공 청사진을 그리면서 아시아나 인수를 이끌었다. 또 코로나19 시기 줄어든 여객 수요를 화물 수요로 발빠르게 전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류 부회장은 2022년부터 한진칼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다. 한진칼에서 산은과의 소통창구로서 활약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전선을 누볐다는 평가다. 실제 류 부회장은 회계사 출신으로 재무관리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과거 한진해운의 M&A 추진 당시에도 류 부회장이 투입될 정도로 그룹 차원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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