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관·산·학 누비는 팔방미인 사외이사한국앤컴퍼니 이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참여하는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형락 기자공개 2025-03-18 08:21:4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9시4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성 대표성을 가지고 사외이사 활동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성 사외이사들은 꼭 성별이 아니라도 '이사회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인식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죠. 그래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을 많이 맡습니다."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지난 12일 theBoard와 인터뷰에서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가 리스크 통제 기능을 더 잘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2023년 한국앤컴퍼니가 선임한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다.
민 교수는 관(정부), 산(기업 이사회), 학(대학·학회) 분야를 넘나들며 전문가로 활동한다. 본업은 동국대 교수다. 2007년부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재정학이다. 학교에서 교무처장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여성경제학회장에 취임했다.

정부 부처에서 경제·정책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한다. 기획재정부에서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민간 위원, 정책성과평가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는 중견기업정책위원회 위원, 뿌리산업발전위원회 위원으로 들어간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기업 사외이사로 선임된 건 2023년 3월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와 비상장사 신한라이프 생명보험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았다. 올해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신규 선임 후보로 추천돼 신한라이프 사외이사는 이번 달 사임할 예정이다.
기업마다 발휘한 전문성은 달랐다. 신한라이프에서는 규제 방향에 대한 시각을 주로 얘기했다. 민 교수는 금융 규제를 연구하는 학자다. 한국앤컴퍼니에서는 지주사가 받는 브랜드 로열티 적절성을 판단하는 등 외부에서 이사회 결정을 봤을 때 문제 될 부분은 없는지 신경 써서 살폈다. 한국앤컴퍼니 이사회가 민 교수에게 기대한 역할은 재무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 제시와 지배구조 개선이다.
민 교수는 리스크 통제에 중점을 두고 이사회 안건을 살핀다. 여러 정부 부처 활동에서 쌓은 경험과 소비자이자 학자의 시선을 가지고 리스크 요인을 들여다본다. 사내이사들이 사내 분위기나 의사 결정권자를 의식해 말하기 꺼리는 지점을 짚는 게 사외이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민 교수는 "질문을 해 최고경영자(CEO)가 보지 못한 부분을 환기하기도 한다"며 "주주총회에서 질문이 나올만한 사안은 경영진이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준다"고 말했다.
이사회 다양성은 여러 시각으로 리스크 요인을 살피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다양성은 논의하기 불편한 얘기를 수면 위로 올리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비슷한 사람끼리는 불편한 얘기를 쉽게 꺼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사진이 의견을 개진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이사회 의장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사회 의장이다.
민 교수는 "적절한 낯섦이 있을 때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며 "불편한 얘기도 자유롭게 꺼내도록 하는 게 다양성이 가진 힘"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석유 화학 산업을 공부하며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민 교수는 석유 화학 업계가 불황으로 사업 재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 제안을 승낙했다.
민 교수는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산업 연구소 연구원들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묻고 있다"며 "학자로서 폭 넓게 접하는 정보·지식과 기업이 가진 정보를 잘 조화해 필요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interview]이정수 플리토 대표 "AI 기업 성패, 수출에 달렸다"
- '생분해 플라스틱'에 걸린 기대
- 회사채 캡티브 논란의 사각지대
- [thebell desk]'캐즘'이 아니라 '케이즘(K-sm)'
- [thebell note]벤더보다 파트너 택한 DN오토모티브
- [thebell desk]확장하는 '리테일' 상품 지형도
- [thebell note]콴텍 이상근 대표의 RA 꿈
- [thebell note]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에 남긴 DNA
- [thebell note]바이오텍을 찾는 귀한 발걸음
- 상장(上場)은 상장(賞狀)이 아니다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분석/달바글로벌]사업 기여할 C레벨 임원으로 사외이사 선임
- [이사회로 간 기업인]한화갤러리아, 사외이사 전원 현직 대표급 임원 구성
- [이사회 분석/콜마그룹]한국콜마, 35년 동반자 일본콜마
- [이사회 분석/콜마그룹]홀딩스, 콜마BNH 이사진 대거 늘리지 않은 이유
- [이사회 분석/콜마그룹]홀딩스, 사외이사 비율 떨어진 이유는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은행]사외이사도 10억 보수 받는 미국 은행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하나·우리금융, 이사회 외부 평가 첫 주자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CEO 선임 절차 투명성은 국내 금융지주 '우위'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이사진 자주 모이는 곳은 씨티그룹·신한금융
- 롱런 사외이사의 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