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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자 지분가치 4400억 '껑충'…현지 공략 통했다 올라 일렉트릭 IPO로 지분 가치 '상승'…올해 '자율주행·AI' 투자 모색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20 07:23:5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4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력 사업의 기술전략을 획득하거나 새롭게 진출하는 지역의 전략을 발 빠르게 구사하기 위해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국내 신산업 규제 탓에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의 스타트업에 자금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지분 투자한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비유동금융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 동시에 투자를 통한 평가이익 극대화에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차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비유동금융자산이 2조8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2조3777억원) 대비 4406억원 늘어난 액수다. 특히 지난해는 지분의 평가금액이 취득원가(2조6197억원)보다 높아지면서 평가 이익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비유동금융자산 상승은 현대차가 2019년 12월 지분 투자한 인도 올라그룹의 전기차 부문 사업부인 올라 일렉트릭(Ola Electric)이 이끌었다. 앞서 올라 일렉트릭은 2022년부터 내수 이륜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IPO를 통해 7억3000만달러(약 1조620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올라 일렉트릭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보유한 지분의 가치도 2019년 143억원에서 지난해 1604억원으로 상승했다. 5년 만에 11배가 넘는 수익을 실현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올라 일렉트릭 모회사인 ANI 테크놀로지에 투자한 2790억원의 지분 가치도 지난해 3130억원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에 크고 작은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기술력이 뛰어난 현지 기업을 모색해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모빌리티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지분 투자한 기업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초기 진입 전략을 구축했다.

하지만 실패한 지분 투자도 존재했다.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 진출을 위해 교두보로 삼은 그랩(Grab)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까지도 취득원가를 넘지 못했다. 현대차가 2017년 12월 4429억원을 투자한 그랩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 2975억원에 불과했다. 2023년 1863억원 대비로는 반등했지만, 지분 가치는 여전히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기업 지분 투자는 주춤한 상황이다. 2023년 상반기 인도의 차량공유업체 레브와 미국의 무선충전 스타트업 모조모빌리티 등의 지분 가치가 모두 0원으로 기록되면서 전액 평가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올라그룹의 지분 외에 해외 스타트업 지분을 대부분 회수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부터 다시 로봇과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첨단 분야의 기업들을 모색해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10년간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전략 투자에 14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는 장재훈 부회장이 이끄는 기획조정 담당 산하에 올해 초 신설된 미래전략본부가 총괄한다. 수장은 정호근 부사장이다. 그는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한 경험을 쌓고 지난해 현대차에 합류한 인물이다. 올해부터 현대차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난해 해외 스타트업 등 유망 기업에 투자한 지분을 대부분 회수했다"며 "올해 회수한 자금을 활용해 자율주행과 AI 중심의 기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분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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