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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후발주자' 체크멀, IPO 엔진 기술력 '으뜸'①2016년 안랩 출신 개발자 창업, 2026년 목표 상장 준비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27 09:03:26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5월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감염된 컴퓨터 내 모든 파일을 인질로 삼아 암호화했다. 주어진 시간 내에 해커에게 가상화폐를 주지 않으면 파일은 영원히 봉인됐다. 국내외에 걸친 피해 사례가 급증했다.

이때 주목받은 보안 기업이 체크멀이다. 체크멀의 주요 제품 '앱체크'가 워너크라이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설립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보안 스타트업이었지만 주요 보안 기업보다 발빠르게 워너크라이에 대응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체크멀은 기술력으로 레퍼런스를 쌓으면서 일본 진출을 병행했다. 일본 시장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4년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200%를 넘겼다. 영업이익도 빠르게 증가해 '알짜 기업'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기술자가 세운 스타트업, '워너크라이'로 탄 유명세

체크멀은 2016년 4월 김정훈 대표에 의해 설립됐다. 김 대표는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안랩에 몸을 담은 '기술통'이다. 안랩 재직 기간 중 'V3' 제작 초창기에 힘을 보탰고 안랩의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트러스가드' 제작에도 참여했다.

김 대표는 법인 설립 직전까지 체크멀이 잘 자리잡도록 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 2월 체크멀의 핵심 제품 '앱체크 프로'를 출시했다. 체크멀 창립 전 이용자를 모아 수익화 기반을 마련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설립 직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로부터 투자를 받아 체크멀 운영을 위한 자금도 확보했다.

1년 뒤인 2017년 5월 중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전세계 150개국 30만대 PC를 감염시켰다. 영국 국가의료보건서비스(NHS), 러시아 내무부와 같은 관공서를 비롯해 미국 페덱스, 프랑스 르노 공장과 같은 기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NHS 산하 병원은 진료 예약과 수술을 미뤄야 했고 르노 공장 일부는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멈췄다. 국내에도 대학교, 의료기관, 기업 등 21건의 감염 사례가 접수됐다.

랜섬웨어는 몸값 지불을 의미하는 랜섬(Ransom)과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다. 주어진 시간 안에 비트코인을 송금하지 않으면 파일은 영원히 암호화돼 풀 수 없었다. 해커들에게 암호화폐를 보내도 대기 메시지만 띄울 뿐 파일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워너크라이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5월 초, 체크멀의 고객사인 한 국내 대형 의료기관이 앱체크를 통해 워너크라이의 위협으로부터 PC 데이터를 지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앱체크에 탑재된 CARB 엔진 덕분이다.

앱체크는 비정상적인 파일 변경을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CARB 엔진이 부착돼 있다. 사후 대응에 집중된 다른 제품과 달리 세계적인 유행을 타지 않은 신·변종 랜섬웨어도 탐지할 수 있었다. 체크멀은 이 같은 성과를 보여주며 고객사를 조금씩 확대했다.

◇일본에서 창출한 수익, 상장 '자신감'

워너크라이 사태로 유명세를 탄 체크멀은 지란지교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지란지교소프트와 앱체크 총판 계약을 맺고 앱체크를 제공했다. 2018년에는 지란소프트재팬(현 지란재팬)이 세운 보안 솔루션 유통 법인 '제이시큐리티'를 통해 일본에 앱체크를 공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은 체크멀의 주요 무대가 됐다. 지난해 체크멀 매출 89억원 중 65%는 해외 수익이다. 해외 매출 중 90% 이상은 일본에서 발생했다.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 매출의 연간 평균 성장률(CAGR)은 208.86%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억7000만원에서 작년 59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의 CAGR은 142.72%다.

체크멀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IPO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13.08%였던 영업이익률은 작년 64.85%까지 늘었다. 덩치는 작지만 '알짜 기업'으로서 일반 상장 과정을 밟겠다는 의미다. 현재 체크멀은 내년 IPO를 목표로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다.

체크멀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전략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성장률이나 이익률이 꾸준히 잘 나오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과정상의 어려운 점은 없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밸류업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주관사 선정을 마치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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