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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아리바이오, '자산용도제한' 여파 소룩스 대상 CB 발행흡수합병 기로서 선택, M&A보다 운영자금 확보 선행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09 08:00:2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더벨이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4시2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리바이오가 올해에만 세 차례 소룩스를 대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아리바이오는 정재준 대표 체제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앞세워 15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보유 파이프라인에 대한 조단위 중국 지역 라이선스아웃(L/O)에도 성공하면서 현금 문제가 없는 곳으로 꼽혀 왔는데 약 70억원어치의 CB를 찍었다.

앞서 확보한 대규모 펀딩자금의 '사용용도'가 현재 진행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으로 제한되면서 운영자금을 CB 형태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아리바이오가 연간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은 500억원을 넘는다. 이번 CB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임상을 가속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산 500억원에 에스크로 설정… CB 통한 운전자본 확보

아리바이오는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소룩스를 대상으로 총 68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아리바이오와 소룩스는 흡수합병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CB 발행을 단행하는 것은 절차를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올해 3월 20일에 30억원, 이달 7일에 23억원, 이달 23일에 15억원어치의 CB를 찍었다. 아리바이오의 정관상 CB 발행잔액은 1500억원이 넘게 남아 있어 추가 발행 가능성은 남아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소룩스와의 흡수합병 인허가에 대한 결론을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약 70억원의 유동성을 CB를 통해 확보했다.


아리바이오가 소룩스를 향한 CB 발행을 이사회에서 의결하면서 흡수합병을 위해선 해당 발행분에 따른 지분희석(Dilution)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발행 목적이나 여부를 떠나 기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CB 발행에 따른 지분율 및 합병비율 변동을 다시 살펴야 한다.

아리바이오는 합병이 늦어지는 리스크를 감내하고도 소룩스를 대상으로 한 CB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아리바이오가 지난달부터 확보한 유동성은 약 70억원이다. 아리바이오의 현금성자산이 작년 말 기준 17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 유동성 측면에서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조달로 보인다.

◇당기손익금융자산 약 500억은 '임상 용도에만'

아리바이오는 그간 비상장 펀딩 시장에서 15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아온 바이오벤처다. 2022년 상반기 프리IPO 라운드를 통해 1345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아리바이오의 펀딩 성과는 2022년 한해 비상장 바이오섹터를 통틀어 조달액이 가장 큰 딜로 꼽힌다. 그 이후에도 2024년 1월 110억원의 추가 펀딩을 성사했었다.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아리바이오가 뜻밖의 CB를 발행하는 배경으론 기존 조달한 자금에 에스크로(Escrow)가 설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스크로는 통상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 중개 중 하나다. 예컨대 제삼자가 구매자로부터 송부된 상품을 확인하고 당초의 거래 내용과 다른지를 확인해 자금 집행이나 딜 성사를 결정하는 구조다.

아리바이오 역시 앞서 대규모 펀딩을 성사하는 과정에서 에스크로를 거치며 용도제한자산이 설정된 것으로 확인된다. 일례로 아리바이오의 2024년 말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535억원인데 이 전량에 대해 담보가 걸려 있다.

세부적으로 아리바이오가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신주인부권부사채(BW) 인수권자들은 아리바이오가 개발하는 신약 임상과 관련해 직접 연관성이 있는 곳으로만 조달 자금 사용 용도를 허용했다. 즉 임상 자금을 제외한 아리바이오의 운영자금으론 앞서 500여억원이 쓰일 수 없단 뜻이다.

앞서 에스크로가 설정된 금융자산 등을 제외하고 난 아리바이오의 2024년 현금성자산은 1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 자체가 마른 게 아니라 융통의 여지는 있지만 아리바이오가 흡수합병이란 중대 국면 앞에서 합병 상대회사를 상태로 CB를 발행한 이유를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아리바이오는 통상 운영비용 등에 해당하는 판매비와 관리비로 연간 200억원을 집행해 왔다. 해당 판관비에는 일부 임상 및 R&D 비용도 녹아 있다. 그러나 앞서 아리바이오의 실질적인 유동성과 이번 CB를 통해 조달한 금액을 고려하면 올 한해를 위한 최소한의 운전자본을 확보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향후 추가 조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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