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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구 하이마트 공동대표의 '몽니' 하이마트 1·2대주주간 갈등 부각..새로운 유통회사 설립 명분 축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1-11-24 14:27:46

이 기사는 2011년 11월 24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마트는 설립 이후 두 건의 큰 인수합병(M&A)을 겪었다. 첫번째는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로의 매각이다. AEP는 2005년쯤 네덜란드 법인 '코리아CE홀딩스'를 세우고 이를 통해 하이마트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하이마트홀딩스는 하이마트를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정확한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8000억~90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 거래 과정에서 선종구 하이마트 대표는 2005년말 본인의 하이마트 지분(13.97%, 38만1000주)을 AEP에 매각했다. 이 지분은 2005년 AEP가 7000억여원을 들여 하이마트 지분 81%를 인수할 당시에도 팔지 않고 가지고 있던 지분이다. AEP는 선 대표의 잔여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하이마트 지분을 사실상 100% 보유하게 됐고, 선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 대가로 약 1000억원을 더 받는 대신 경영권을 AEP에 넘겨줘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그가 인수자로부터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겼다는 사실이다.

M&A 거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선종구 대표가 하이마트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선 대표는 AEP와의 이 거래 뒤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하이마트 지분을 다시 인수했으나 그가 지분참여를 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하이마트 경영권을 되사들였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2007년. 유진기업은 유진하이마트홀딩스라는 SPC를 세워 코리아CE홀딩스로부터 하이마트 지분 100%를 1조9500억여원에 인수했다. 유진하이마트홀딩스는 유진기업이 74.99%(보통주)를, 선종구 대표가 19.23%(보통주)를 공동투자했다. 그런데 이 딜에서도 역시 선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경영권을 샀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그는 단순한 지분 참여를 했고 유진기업으로부터 '구두'로 상당기간 경영을 위임받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하이마트가 겪은 두 건의 큰 M&A 과정을 되돌아보면 선종구 대표의 위치는 분명해 보인다. 그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가 아니라 경영권을 위임받은 '전문경영인'이라는 사실이다.

만일 그가 그토록 원했던 하이마트 경영권을 취할 목적이 있었다면 2005년 AEP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지분을 넘겼던 일을 되돌려 놔야 한다. 또 유진기업으로 하이마트가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단순 지분 참여가 아닌 '종업원 지주회사' 또는 '외부 펀딩'을 통해 스스로 '대가'를 지불하고 샀어야 했다.

최근 선종구 대표가 유진기업을 향해 "경영권 간섭을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일은 이런 시각에서 보면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를 갖고 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하이마트를 성장시키고 임직원들을 독려해 똘똘 뭉치게 한 그의 성과는 나무랄데 없다. 그렇다고 전문경영인은 '오너'가 될 수는 없지만 그는 지금 오너처럼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 대표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지난 22일 하이마트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그의 그런 '다른 생각'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유진이 약 70%에 해당하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 하이마트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영은 제가 전담하기로 애초에 약속을 해서 저도 투자를 했고 또 상장 시 여러분들도 100% 청약을 했지만 이 약속을 깨면서까지 경영참여를 위한 임시주총과 이사회 개최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등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 이메일 내용 또한 되레 그에게 경영권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있다.

그는 "경영 전담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물론 맞는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인 유진기업도 동의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24일 입장자료를 내고 "유진그룹은 지난 4년간 선 회장을 포함한 기존 경영진에 최대한의 자율권을 주면서 독자경영 수준의 배려를 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경영 전담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는 것은 그에게 경영권이 없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경영권이 있는데 왜 경영전담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했겠는가?

수많은 난관을 헤쳐 지금의 하이마트가 된 데 선 대표의 공은 지대하다. 동시에 그의 부(富) 역시 '쑥쑥' 커 왔다. 그의 하이마트 지분(410만1289주, 17.37%) 가치는 주가 8만원으로 환산시 3281억원에 달한다. 과거 AEP로 지분을 매각할 때 벌어놓은 자산까지 더하면 재산이 1조원에 육박한다는 추정도 있다. 그는 하이마트 설립과 성장으로 '대박'을 쳤고 이는 그의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됐다. 하지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경영권'까지 주장한다면 과욕으로 비쳐지기 쉽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선 대표의 최근 행보는 그래서 다른 목적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번 기회를 활용해 직원들을 선동하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려한다는 것이다. 유진기업측은 이에 대해 "선 대표가 지난 18일 소집된 긴급 임원회의에서 회사를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차릴 터이니 임원들은 21일까지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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