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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피탈, 신용대출 잘 잡은 '패' 맞아? 고금리 신용대출 대폭 확대 후 연체·부실 증가

임정수 기자공개 2012-03-22 13:07:53

이 기사는 2012년 03월 22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캐피탈이 대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개인 신용대출의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연체와 대손비용이 급증하는 등 건전성 지표들이 빠르게 악화되는 추세다.

롯데캐피탈은 21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열린 비공개 크레딧IR(기업설명회)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자산이 2조8500억 원에서 3조2000억 원으로 3500억 원(1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신용대출이 9100억 원에서 1조2200억 원으로 3100억 원 늘어나, 자산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롯데캐피탈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2009년부터 2년간 약 5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리스자산이나 기업금융(Corporate) 자산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폭 줄었다. 다른 부문은 현상 유지를 하면서 최고금리 29%에 달하는 개인 신용대출 영업에 대대적으로 나섰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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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 확대는 필연적으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롯데캐피탈이 보유한 총 채권의 연체율은 2009년 1.0%에서 1.8%로 급격히 커졌다.

연체율 상승은 신용대출 비중 확대를 감안해도 매우 빠른 속도다. 그 이유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개인 신용대출에서 지난해 부실 또는 부실화 자산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2009년과 2010년 3.1%에서 지난해 4.5%로 속등했다. 개인 신용대출 중 단비론군(대출잔액 2329억원)의 연체율이 2009년 1.5%에서 지난해 말 3.7%로, 캡론군(대출잔액 5342억원)이 3.1%에서 4.6%로, 기타신용대출(4506억원)이 0.0%에서 4.8%로 모두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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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롯데캐피탈)

대출 증가로 인한 연체율 물타기 효과를 고려하면 신용대출 부문의 연체율 악화는 심각성이 더해진다. 보통 연체는 기존대출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신규 대출이 많이 늘면 연체율을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신용대출 부문의 신규 대출이 크게 늘어났는데 연체율 상승 폭이 매우 크다"면서 "이는 기존 신용대출에서 연체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캐피탈의 총 채권에서 발생한 연체잔액은 지난해 말 575억원이다. 이 중 신용대출에서 발생한 연체가 548억원으로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리스나 기업금융 등 다른 부문에서는 신규 연체가 거의 없고 개인 신용대출에서 전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회사측이 제시한 자료로 추정하면 개인 신용대출의 연체액은 2009년말 186억원(대출잔액의 3.1%) 수준이다. 2010년에는 283억원으로 52%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연체 증가가 금액으로는 264억원, 비율로는 무려 93%나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부실자산(고정이하여신)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체 고정이하여신이 467억 원에서 977억 원으로 1년 만에 2배가 됐다. 신용대출 부문의 고정이하여신이 861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고정여신 보다 상황이 더 나쁜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이 653억 원에 달해, 부실자산 자체의 질적인 측면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이 늘면서 대손상각비와 판관비도 증가했다. 부실여신 증가로 지난해 손실로 인식한 상각비가 960억원에 달했다. 직전 년(2010년) 580억 원에서 65.5%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롯데캐피탈 개인 신용대출의 연평균 잔액은 1조787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상각비가 거의 전부 개인 신용대출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7% 이상, 높으면 9% 가까이를 대손으로 털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신용대출의 경우 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커 판관비 지출이 늘게 된다. 실제로 롯데캐피탈의 판관비도 2010년 476억원에서 지난해 532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실이 늘면서 상각비도 증가했지만 손실완충력은 오히려 줄었다. 고정이하여신이 467억 원에서 977억 원으로 109%나 증가했으나, 대손충당금적립액(대손준비금 포함)은 578억 원에서 923억 원으로 6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충당금적립액이 고정이하여신 증가액에 크게 못 미치면서 커버리지비율(충당금적립비율/고정이하여신)은 123.5%에서 94.5%로 29%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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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롯데캐피탈)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K-IFRS) 시행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예상손실을 반영하던 것에서 경험손실만 반영하도록 바뀌어, 충당금적립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과거 주력 분야였던 리스 부문 자산은 롯데 계열사와 조달청 등을 대상으로 한 자산으로 경험손실률이 제로(0)에 가깝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캐피탈이 신용대출 자산의 부실이 늘면서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손실완충력도 떨어졌다"면서 "최근 부실 우려가 높은 신용대출 중심의 영업을 강화하면서 향후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연체가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신용대출 부문의 심사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심사 강화 효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신규 대출 부문의 연체는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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